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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 아날로그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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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내리면 우산 받혀 주고 진땅 마른땅 가려 주시던 사랑하는 언니들이 이제 떠나시려나 봅니다.

동생들에게 주신 사랑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제 39회 졸업식이 열린 지난 15일 오전 영주 영광여중(교장 이신순.51) 운동장에는 이색 시화전이 열렸다.

'처음 만난지도 얼마되지 않은 데 벌써 이별이라니요' '혜정이 언니 사랑해요' '언제 어디서나 꼭 필요한 사람이 돼야겠죠' 등 그림과 함께 졸업을 축하하는 예쁜 글들로 가득찬 이날 시화전은 200여명의 졸업생들을 위해 1, 2학년 재학생들이 정성껏 마련한 것.

'졸업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리구요. 꼭 행복해야 합니데이'라며 요즘 유행하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말투를 흉내 낸 애교섞인 글 등 운동장 주변 정원수와 담벼락에 만국기처럼 걸어 둔 형형색색의 도화지는 참석한 학부형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온통 밀가루로 뒤범벅이 되고 시끌벅적한 요즘 여느 졸업식 마다 연출되는 볼썽 사나운 분위기와는 달리 이날 영광여중의 졸업식장은 행사 내내 숙연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아직도 새로 찾아 오는 기회가 너무 많은 여러분들은 어리다"며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고 온실속의 꽃보다 강인한 야산의 들꽃이 되라"는 교장선생님의 회고사에 이어 졸업식 노래가 울려 퍼질 때는 헤어짐이 아쉬운 듯 식장 곳곳에서 졸업생과 재학생들의 울먹이는 모습도 연출됐다.

황재일(45.재량활동 부장) 교사는 "디지털 시대지만 오히려 종이와 예쁜 글이 선.후배간을 보다 더 따스한 마음으로 연결해 줄 수 있을 것 같아 졸업 시화전을 열었다"며 "오는 3월 초 신입생 입학식도 같은 방식으로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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