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중요한가 보다.
정부 부처의 장·차관이 모두 임명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교육인적자원부 장관만은 아직도 그 임명 과정이 몹시 힘들게 전개되고 있다.
이것은 아마도 그동안 잘못 이루어진 교육으로 너무나 많은 고통을 당한 국민들이 진정으로 교육 정상화를 이루어 낼 수 있는 장관을 간절히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런 상황은 근자의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의 발탁 과정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한동안 장관으로 거명되었던 일부 후보들이 교육연대·전교조·민교협 등 교육시민단체로부터 강하게 비판을 받고 있다.
시민단체에 의하면 이들은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에 입각하여 교육 현장에 시장 논리를 도입함으로써 공교육 정상화와 교육 민주화에 위기를 심화시킨 분들이다.
그러니 참여정부가 이런 분들을 장관으로 발탁하려고 할 때 교육시민단체로서는 당연히 분노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교육부총리는 '개혁성, 공동체 및 연대의식, 교육의 질적 향상 능력'을 구비하고, '여러 교육주체가 호감을 갖는 인물'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거론되는 인물이 이에 부합하지 못할 때 이들 시민단체는 더 더욱 답답함을 느낄 것이다.
우리는 근자에 전개되고 있는 이와 같은 측면만 바라보아도 우리 교육의 실상이 어떠한가를 어렵지 않게 감지할 수 있다.
사실 우리 사회는 학벌과 자본과 권력이 유달리 강하게 결속되어 있는 사회이다.
그래서 한번 대학을 잘못 나오면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바꾸기가 매우 어려운 닫힌사회를 형성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 사회의 모든 가족들은 자본과 권력을 획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여건을 갖춘 대학의 학과에 들어가는데 목숨을 건 전투를 벌이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대학들 사이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 내부의 학과들 사이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순수 인문·사회·자연의 기초학문 분야가 위기에 처해 있고, 자본과 권력의 획득이 용이한 학과는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다.
한 마디로 생활세계가 정치·경제 체계에 완전히 종속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교육 현장은 지식 상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장바닥이 되도록 강요받고 있다.
물론 우리의 삶의 현장에 의식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런 상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또 그것이 우리의 삶을 꾸려나가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의 삶의 절대적 가치를 이루어 우리 삶 전반을 지배하게 된다면 우리는 과연 그와 같은 상황이 인간다운 삶의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그 동안 우리의 역사가 보여주었듯이 어느 한 가치가 절대적이게 되어 다른 모든 가치를 압도하면 비극을 낳기 마련이었다.
그러므로 우리의 삶은 적극적으로 생산하는 활동과 그것이 낳는 부작용을 반성하고 비판하는 활동이 조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교육 역시 이런 관점에서 균형 있게 진행되어야 한다.
삶에 긍정적으로 참여하여 현실을 건설하고 거기로부터 자본과 권력을 획득하는 교육과 그것이 산출하는 문제점을 반성하고 비판하는 교육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정말이지 교육을 하는 학교는 물건을 사고파는 단순한 시장이 아니다.
학교는 인간다움을 길러내야 하는 사명을 담고 있는 곳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대학도 이와 같은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겠다.
지금 우리에게는 이런 요구가 너무나 절실한 상태이다.
근자에 대학의 상황을 돌아보면 인간의 삶과 가치를 근원적으로 고민해야 할 학문들은 변방으로 밀려나고, 현실에서 자기의 입지를 마련하는데 유리한 학문들만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 가장 선호도를 가지고 있는 의과대학 안에서도 신경외과, 내과, 정형외과와 같이 힘든 학과는 지원자가 줄어 전문의를 제대로 양성하지 못할 정도로 위기에 처해 있다.
이제 제발 사람냄새 나는 교육을 일구어낼 훌륭한 장관님 제대로 모셔서 우리도 한번 사람답게 살아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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