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년전 이슬람 문화 기행기

KBS 1TV는 700년전 이슬람 문화 기행기를 남겼던 한 젊은이를 다룬 기획 2부작 '이븐 바투타-700년만의 이슬람 여행'편을 12일(밤 12시)과 19일 방송한다.

이슬람의 세력이 가장 융성했던 14세기 모로코의 한 젊은이가 메카를 향해 떠났다.

그리고 30년 후 그는 역사의 가장 위대한 여행가가 되어 돌아왔다.

이븐 바투타. 1325년 21세에 홀로 메카 성지 순례를 결심하고 나선 그는 30년 동안 아프리카와 유럽, 아시아 세 대륙의 이슬람 문명권을 여행한뒤 당시의 문화와 풍습, 가치관을 담은 탐험기를 남겼다.

700년 전과 지금, 이슬람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이븐 바투타의 여정을 따라 현재 무슬림의 삶과 갈등, 미래를 조명해본다.

▲제 1편 '마르지 않는 사막'(모로코.이집트.요르단)

이븐 바투타에게 잠자리와 식량을 제공하며 '단독 세계 일주'를 가능케했던 신비주의자 수피들의 수행처 '자위야'를 소개한다.

또 평생 금욕과 기도를 행했던 수피들의 빙빙 도는 비밀 축제, 일부 다처제인 사막의 베드윈족 등 신비로운 삶의 현장을 살펴본다.

이슬람은 무슬림의 삶 속에 늘 함께 한다.

아기가 태어나면 알라에게 축복을 바라는 '아끼까' 의식을 드리고 예배를 보는 사원은 동네 사랑방은 물론 약국과 야학, 결혼식장의 역할도 한다.

전 세계 모든 무슬림들은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꾸란(알라의 말씀)을 필수과목으로 공부하고 한 날 한 시 라마단(금식월)에 돌입한다.

이븐 바투타 때나 지금이나 이슬람은 종교를 넘어 변하지 않는 '삶'이다.

▲제 2편 '바람아 불어라'(요르단.이란.우즈베키스탄)

인터넷과 위성 방송을 통해 들어 온 서구 문물 앞에 이슬람 세계는 변화의 몸부림을 겪고 있다.

남편의 협조 속에 탤런트로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는 여성이 있는가 하면 서구 문명에 염증을 느껴 무슬림으로 개종하는 서구인도 생겨났다.

즉 '서구화냐, 이슬람주의냐'는 요즘 이슬람의 화두다.

이슬람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개 '반미'를 외친다.

이라크뿐 아니라 이란의 금요 대예배에서도 '미국 타도'의 소리가 메아리친다.

그러나 이란에서는 여성 경찰이 각광받고 있고 히잡(스카프)속에 감춰야 했던 이마와 앞머리를 살짝 드러내는 패션이 유행이다.

영어 학원은 문전성시며 유목민들은 렌터카로 초원을 이동한다.

하지만 '이슬람의 가치'를 잃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서구화를 수용하겠다는 것이 대다수 무슬림의 생각이다.

세계화가 숙제인 우리가 동.서양의 가치관을 두고 세대간 충돌 현상을 보이듯 무슬림들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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