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효불효교' 복원 가능하다

홀어머니가 강 건너 남자와 사랑에 빠진 것을 알고 장성한 아들이 다리를 놓아 편안하게 오갈수 있게 했다는 애달픈 전설을 간직한 경주시 인왕동 효불효교(孝不孝橋)의 전체적인 규모가 밝혀지면서 신라시대 토목공학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를 제공했다.

그동안 명칭을 두고 논란이 많았던 효불효교에 대한 발굴조사 결과 이 다리가 춘양교(春陽橋)이거나 별칭인 일정교(日精橋)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으며, 교량에 사용했던 석재 부재 1천300여점이 양호하게 남아있어 복원도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맹식 국립 경주문화재연구소장은 14일 효불효교 발굴현장에서 지도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으며, 1,2차 발굴조사에서 교량의 전체적인 규모를 파악한데 이어 규모가 웅장한 것으로 보아 신라 남궁과 연결된 일정교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교량이 동·서편 교대와 3개소의 주형(舟形) 교각으로 이루어져 있고 길이가 최소 55m이며 상판의 너비는 최소 12m인 초대형으로, 교각에는 유수 방향 양단에 수압을 줄일 수 있도록 선수형(船首形) 석재(물가름돌)를 사용했으며 사용된 부재도 60여점이나 확인됐다는 것.

서편교대 양단에서는 귀틀석 2점이 제위치에서 발견됐고 하상에서도 33점이 확인됨에 따라 교량의 축조방법 및 상부구조에 대한 의문점을 일부나마 해소할 수 있게 된 것도 이번 발굴조사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교량유구 외에도 동편 교대지 북쪽 월성 방향으로 폭 1.2~2.5m, 길이 110m석축과 석축의 축조와 관련이 있는 목주 19개가 2열로 남아 있음이 확인됐는데, 이 석축은 교대지 동편의 제방 위에 있었을 중요 시설물을 보호하기 윈한 축대로 추정된다.

이 교각은 모양과 크기·축조 수법은 물론 교대 날개벽 석축의 돌못 사용방법과 퇴물림식으로 쌓은 축조방법과 석재의 색깔과 재질까지도 월정교와 비슷하다는게 지도위원들의 견해였다.

따라서 삼국사기(경덕왕 19년·760년)에 나타난 춘양교와 월정교를 함께 가설했다는 기록의 신빙성이 높아 이 교량지는 춘양교나 별칭인 일정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조유전 문화재 전문위원은 "교량에 대한 전체적인 규명에는 부족한 점이 있지만 출토된 부재를 모아 볼 때 일정교로 추정된다"며 "이번 지도위원회에서 일정교·월정교·귀교를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 건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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