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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국가서 운영을-요구의 정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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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로 참사의 원인을 따져보니 결국 돈이었습니다.

열악한 대구시의 재정으로는 부실 지하철을 만들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피해를 키운 것입니다.

정부가 지하철을 맡아야 안전을 근본적으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2.18 대구지하철 참사' 현장에서 수습 작업에 참여한 정치권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하나 같이 근본원인으로 '돈'을 들었다.

"가난한 대구시가 지하철을 계속 운영하고 건설해서는 또다른 참사도 막을 수 없다"고 했다.

예산이 부족하니 절연재, 불연재를 수출하는 나라이면서도 가연재를 대량 사용했고, 중앙로역의 경우 지하3층임에도 에스컬레이터 하나 없이 미로같은 출입구를 만들어 피해를 키운 게 사실이다.

지하철이 소방법 적용을 받지 않는 마당에 충분한 화재 예방 시설이나 환기, 배기 시설을 갖출 생각도, 여유도 없었다.

인력만 해도 그렇다.

1호선 개통 때만 해도 보조기관사까지 2명이던 기관사가 언제부터인가 슬그머니 1명으로 줄었다.

교육비를 투입해 정기적으로 충분한 안전 교육을 시켰을 턱도 없다.

"화재 발생이후 기관사와 중앙통제실 직원의 대처를 보면 대구시지하철공사의 '인력 수준'을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돈이 많았으면 월급을 더 많이 주고 좋은 인력을 썼겠지요".

한국지하철공사를 만들어 대구지하철을 정부가 맡아 건설.운영하라는 목소리가 그래서 나오고 있다.

대구는 상인동과 중앙로에서 두 차례에 걸쳐 300명 이상의 고귀한 인명이 희생당했다.

이제 우려되는 제3의 참사만은 정부가 나서 막아 달라는 것이다.

이같은 대구의 요구가 무리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무리한 요구가 절대 아니다.

부산은 15년전 지하철1호선 개통과 함께 건교부 산하에 부산교통공단을 설립, 정부가 지하철을 건설.운영하고 있다.

1호선이 개통된 노태우 정권 초기에 부산의 여론은 뜨거웠다.

지하철공사장이 수차례 붕괴된 데다 신발업이 연쇄부도나는 마당에 지하철 부채까지 겹쳐 부산 경제가 망한다는 것이었다.

연일 서명운동과 궐기대회가 벌어졌다.

결국 정부는 부산 여론에 밀려 88년 부산교통공단을 설립했다.

지하철로 인한 부산시의 부채를 공단이 전액 인수한 것은 물론이다.

당시 부산과 비교하면 대구는 정부 공사(한국지하철공사)이든 정부 공단(대구교통공단)이든 열댓개는 만들었어야 했다.

대구의 지하철 부채는 현재 원금만 1조3천억원으로 전체 시 부채의 절반이다.

대구 경제는 침몰 직전이다.

대구교통공단 설립 요구에 정부는 그간 난색을 표했다.

부산도 2007년까지 한시법이고 대구교통공단을 만들면 광주, 대전, 인천도 교통공단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유였다.

건설교통부는 "그러면 의원님들이 재원을 마련해달라"며 말문을 막았다.

과연 정부측 말대로 부산교통공단이 2007년 없어질까. 부산시 인사들은 이에 대해 고개부터 젓는다.

지난해 말 현재 부채가 3조원(이자 포함)에 이르고 앞으로도 계속 부채가 늘 애물단지를 왜 다시 받느냐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부산교통공단을 부산시가 인수하라면 민란이 일어날 것"이란 극언도 했다.

그러면 광주, 대전은 어떨까. 현재 광주와 대전의 1호선 공정률은 50% 내외로 지하철부채도 3천억원, 2천억원에 불과하다.

아직 지하철 부채가 시 재정을 옥죄는 상태가 아니다.

하지만 1호선이 완공되는 2006년, 2007년이면 이들 지자체의 지하철 부채도 1조원에 육박해 파산 지경에 이르게 된다.

그 때면 광주교통공단, 대전교통공단 설립 요구가 당연히 나오고 시 재정력을 감안할 때 정부가 수용하지 않을 방도가 없다.

이번에 한국지하철공사 또는 대구교통공단을 만들지 않으면 향후 4년여 동안 대구만 미련스럽게 지하철 부채로 허덕이는 꼴이 된다.

한국지하철공사법안을 발의키로 한 박승국(한나라당) 의원은 "상인동과 중앙로 참사로 이만큼 '지하철 고통'을 당했으면 됐다"며 "어차피 정부가 맡아야 할 지하철이므로 이 기회에 정부가 맡아 대구시 재정이 파산하는 일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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