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휘발유 얼마나 팔리나?=현재 시중에는 세녹스를 비롯해 LP파워·ING 등의 유사 휘발유가 판매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솔벤트·알코올·톨루엔 등을 섞어 만든다.
지난해 6월 판매되기 시작한 세녹스는 지난해 10월 한달 판매량이 111만ℓ였으나 국내 유가가 치솟으면서 올 1월에는 630만ℓ로 급증했다.
올 2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된 대구·경북의 경우 세녹스를 판매하는 곳은 현재 20여곳. LP파워는 3곳. ING 1곳이다.
세녹스 대구총판 김윤곤 판매과장은 "대구에만 하루 7만~8만ℓ 정도가 판매된다"며 "한 차량이 15ℓ를 주유한다고 가정했을 때 하루 6천대분에 달하는 양이며 매주 10% 이상 판매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유사 휘발유 판매가 늘어나는 것은 휘발유보다 가격이 훨씬 싸기 때문. 요즘 휘발유 1ℓ당 소비자가격은 1천350원 안팎이지만 세녹스의 소비자가격은 990원에 불과하다.
◇안전성 시비=유사 휘발유가 '인체에 위험하거나 차량의 엔진 성능을 떨어뜨린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명확히 밝혀진 부작용은 없다.
그보다는 유사휘발유의 판매와 주유 과정에서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주택가·세차장·카센터·지하 주차장 등에서 주유 혹은 판매가 많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
대구소방본부는 최근 주택가 등에서 차를 세워놓고 유사휘발유를 판매하거나 지정수량 이상을 저장·취급하는 것 등에 대해 일제 단속을 벌여 9곳을 적발하기도 했다.
이정훈(35·대구 산격동)씨는 "길거리에서 유사휘발유를 주유하거나 차나 오토바이를 이용해 유사휘발유를 배달하는 모습을 보면 위험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고 말했다.
도명화 대구 주유소협회 사무국장은 "100ℓ이하만 취급하면 별다른 법적 규제가 없다는 점을 악용, 20ℓ용량 5통만 진열해놓고 파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유사휘발유 자체에 대한 안전성 시비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석유품질 검사소에서 유사휘발유 제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세녹스와 LP파워의 경우 색상에서 문제가 있었고 톨루엔·크실렌 등 성분이 석유사업법상 휘발유 품질 기준보다 많이 검출됐다.
하광선 한국석유품질검사소 과장은 "툴루엔 등이 기준치를 초과한 제품의 경우 중추신경자극, 구토 등의 증상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오락가락=국립환경연구원은 지난해 7월 세녹스를 첨가제로 인정해 생산을 승인했다.
연료의 40%까지 사용해도 좋다는 해석이었다.
그러나 사실상 세녹스가 휘발유를 대신하는 연료로 사용됨에 따라 산업자원부는 세녹스를 유사 석유제품으로 간주하고 지난해 7월 석유사업법 위반 혐의로 세녹스 제조업체인 프리플라이트 대표를 검찰에 고발하고 지방자치단체에 단속을 요청했다.
손대락 대구시 공업진흥과 에너지 담당 주무는 "대기환경보전법은 첨가제를 '자동차 연료에 소량 첨가함으로써 성능을 향상시키거나 배출물질을 감소시키는 물질'로 규정하고 있는데 첨가비율이 40%나 되는 것을 첨가제로 볼 수 없다"며 "당연히 유사휘발유제품은 단속 대상"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세녹스 경북총판 정경택 관리과장은 "2001년 7월 국립환경연구원에서 휘발유와 6대4로 섞어 쓸 경우 배출물질이 환경기준에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고 인화점이 휘발유보다 높아 오히려 안전하다"고 반발했다.
◇헷갈리는 소비자=이같은 논쟁에 소비자들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김종민(43. 대구 범어동)씨는 "세녹스 등 유사휘발유 제품의 연비나 엔진출력이 좋아 사용하고 있지만 꺼림칙 하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을 오는 6월까지 개정해 LNG(액화천연가스)에서 추출한 메탄올을 톨루엔과 자이렌 등 석유화학제품에 혼합해 제조하는 자동차 연료첨가제의 혼합비율을 규제키로 했다.
현행 시행규칙에는 자동차 첨가제의 제조기준만 규정돼 있을 뿐 첨가비율 등이 명시되지 않았는데 이를 '1%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