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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왜 익숙해지지 않는 걸까요?"

말 잘하기로 소문난'떠벌이'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가 가장 그답지 않게 한 말이지만, 이런 말을 할 줄 아는 걸 보면 그는 인생을 제대로 안다.

대구 지하철 참사가 터지고 며칠동안 뉴스를 볼 때마다 눈물을 훔쳤다.

비극이 간발의 차이로 나와 내 주변을 비켜갔으면 감사해야 할 일이지만 감사하기는 커녕 슬프고 왠지 부끄러웠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 살아남은 자의 부끄러움때문에 텔레비전을 똑바로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린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일상으로 돌아간다.

우리의 기억은 시간 속으로 재빨리 투항할 것이다.

그러나 "엄마, 문이 안 열려…", "어무이, 지 죽지 싶십니더. 아-들 좀 잘 키와주이소"라며 생의 마지막 말을 남기고 죽어간 희생자의 가족들은 남은 인생의 단 하루라도 그들을 잊지 못하고 더딘 시간 속에서 괴로워할 것이다.

그 고통이 어찌 익숙해지겠는가.

지금 지하철 참사 현장에는 그 익숙해지지 않을 끔찍한 슬픔과 고통들이 아프게 새겨지고 있다.

"다음 생에서도 우리 언니, 동생으로 다시 만나자",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유족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차마 보내지 못하고, 불에 타고 그을린 현장 곳곳에 글과 그림, 사진으로 그 고통을 새기면서 억울하게 숨진 자의 진혼과 해원을 갈망하고 있다.

그 어떤 예술작품이 이보다 더 감동적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그 어떤 예술작품이 이보다 더 가치가 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불에 탄 중앙로 역을 반성적 역사 공간으로 영구 보존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유족들과 시민들이 영혼으로 새긴 글과 그림도 영구 보존되어야 한다.

구조물만 보존하고 슬픔과 고통으로 얻은 이 위대한 예술 작품을 또다시 쓰레기장에 버리고 물청소해 버린다면, 교훈도 못 살리는 것은 물론 우리를 문화인이라고 할 수도 없다.

우리가 교훈을 버리면, 교훈도 우리를 버린다.

나우필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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