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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대구지하철 참사 희생자대책위 소속 가족들이 항의 시위를 벌인 대구 중부경찰서. 수천개의 깨진 달걀이 경찰서 청사 외벽은 물론 주차장과 자동차까지 뒤덮고 있었다.

경찰서 정문을 막아 서 있는 의경들의 남색 제복은 달걀 세례로 제 색깔을 잃고 있었다.

희생자대책위 관계자들은 "경찰이 실종자 시신을 일괄 인도하겠다고 약속해 놓고도 24일 3구를 개별 인도했다"며 경찰을 성토했다.

경찰은 대책위 측의 시위가 격해지자 오전의 입장을 오후 들어 바꿨다.

오전에는 "법적으로 대책위 소속 유가족이라도 개별 요구가 있으면 관련 유해를 인도할 수밖에 없다"고 했지만, 오후에는 대책위 관계자들에게 "앞으로 대책위와 협의해 모든 것을 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경찰의 이같은 약속이 지켜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또다시 논란이 예고됐다.

사체 인도를 지휘하는 대구지검이 다른 입장을 밝힌 것. 지검 관계자는 "신원이 확인된 시신은 유족이 인도를 요구하면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희생자대책위가 물리적 힘을 통해 유족 개개인의 권리를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경찰의 입장이 또다시 흔들릴 여지를 남긴 것.

이날 대구경찰청은 희생자대책위의 폭력 시위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를 밟아 처벌할 것이라고도 했다.

지금까지도 폭력 혐의에 대해 꾸준히 수사를 벌여왔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날 시위때문에 중부경찰서에 3시간 넘게 갇혀 있던 한 민원인은 "경찰이 이렇게 무기력한 줄 처음 알았다"고 했다.

"일반 시민들에게도 믿음을 주지 못하는 경찰이 어떻게 희생자 문제를 처리해 낼 수 있느냐"고 이 민원인은 되묻고 있었다.

최경철 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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