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제> 중학교 학생회장 선거 컴퓨터조작

전자 투표로 실시된 중학교 학생회장 선거에 고교생 해커가 전산망에 침입, 특정 후보에게 무더기 표를 몰아준 선거 부정이 학교측에 적발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 21일 오전 9시 포항제철중학교에서는 전교생 2천30명이 학생회장 후보로 출마한 3년생 3명을 두고 한시간동안 투표했다. 투표방식은 PC 20대가 설치된 멀티실에 학생 20명씩 입실, PC 화면 투표 용지의 후보를 선택하는 것으로 선거 결과는 전산 프로그램을 통해 집계된다.

개표 결과 기호 1번 학생이 수백여표 차로 경쟁후보들을 제쳤으나 총 투표수가 2천560표로, 재학생수보다 무려 530표가 많은 부정선거로 확인됐다. 개표 당시 학교측은 컴퓨터 오작동으로 판단했으나 다음날 전산담당교사가 원인을 추적한 결과 이 학교 졸업생인 모 고교생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고교생 해커는 기호 1번 학생의 당선을 돕기 위해 전자투표를 실시하던 시간대에 포철교육재단 전산망을 뚫은 후 이를 통해 다시 포철중학교 전산망에 침입, 투표결과를 조작한 것. 이 과정에서 학교측은 선거 결과에 대한 문제점을 덮으려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항의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제갈태일 교감은 "이번 전자투표를 무효화하고 조만간 수기로 재투표를 실시할 방침"이라며 "고교생 해커는 학칙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철중 3년 이모(16)군은 "전교생이 지켜 보는 가운데 부정선거가 발생해 학교 전체가 뒤숭숭한 분위기"라며 "2년전에 시작된 전자투표는 공개투표나 다름 없어 평소 학생들의 불만도 많았다"고 말했다.

포항.박진홍기자 pjh@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