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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팔레스타인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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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당신은 우리의 영웅, 이스라엘을 공격하라!'

이라크전쟁이 시작된 이래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 라말라 등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서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이라크 지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팔레스타인인들은 자신들을 점령하고 있는 이스라엘을 중동전쟁 때와 91년 걸프전 때 이라크가 공격했기 때문에 어느 아랍 지역보다 이라크와의 연대의식이 강하다.

이때문에 이라크전 발발 이래 매일 수천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이라크 국기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사진을 앞세우고 시위를 벌이며 이스라엘을 공격하라는 구호를 외치거나 미국 국기를 태우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따라서 자칫 이라크전의 불똥이 이곳으로 튀어 이스라엘과의 유혈충돌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상태다.

27일 오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청사가 있는 라말라를 찾았다.

광장에 설치된 조형물 꼭대기에는 팔레스타인기와 함께 이라크 국기가 휘날리고 있었다.

"신의 이름으로 미국에 맞서 싸울 것입니다".

전파상에서 일하고 퇴근하는 길인 아흐마드(19)군은 "지금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부도덕한 것"이라고 말한 뒤 "그러나 사담 후세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무고한 형제들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담 후세인이 독재자라면 그건 국민들이 해결할 문제이지 외세가 개입할 문제가 아닙니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던 비르제이트대 영문학과 3학년 여학생들인 나디아와 이크라스씨는 이구동성으로 "민주주의 국가라는 미국이 왜 이유도 없이 무고한 이라크인들을 죽이는가"라면서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무차별 공격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미국의 공격을 받고 있는 이라크는 이스라엘의 무력 점령에 맞서 싸우고 있는 우리와 상황이 같다"면서 강한 연대의식을 표출했다.

광장 모퉁이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모하마드 니메르(56)씨는 한국 사정에 밝은 듯 이산가족 상봉을 예로 들며 얘기했다.

"2년전 남북한의 이산가족 상봉 장면을 보고 가슴이 찡했습니다.

우리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의 무력 점령으로 요르단과 시리아 이집트 레바논 등 각국에 흩어져 살고 있고 있습니다.

한국과 팔레스타인은 같은 처지지요".

모하마드씨는 한국 정부가 전쟁을 지지했지만 국민들이 반대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을 TV로 보았다면서 "정말 고맙다"고 손을 꼭 잡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이날 만난 팔레스타인인들에게서 깊은 무력감도 느낄 수 있었다.

이들은 미국의 압력과 돈 때문에 수많은 나라들이 어쩔 수 없이 이라크전쟁을 지지하고 있는 반면 많은 아랍권 국가에서 반전 시위를 벌이는 시늉만 할 뿐 실제 이라크인들을 돕기위해 아무 것도 못하고 있다고 한결같이 한숨을 쉬었다.

또 미국의 힘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결국 중동 지역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뜻대로 재편될 것이고 결국 팔레스타인도 친미 정권에 의해 주도될 지 모른다는 자조섞인 전망을 얘기하는 이도 있었다.

김승일기자 dojun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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