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옛 것으로부터

국가간 민족간의 칸막이로 작용하였던 국경선이 서서히 걷혀져 이른바 지구촌화가 이루어지면서 생활방식에서부터 사회관행 그리고 의식에 이르기까지 점차 닮은꼴이 되고 있다.

애들 입맛은 돈가스와 피자 그리고 콜라에 완전히 길들여졌다.

점차 인류사회는 먹을거리문화에서부터 차림새에 이르기까지 서로 비슷해지는 등 문화의 경계선이 허물어지면서 다양하고 이질적인 문화가 뒤섞이게 되고 나아가 하나의 공동생활양식을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형성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나간다면 과연 우리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를 문득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세계화가 될수록 보편적인 것을 추구할 수밖에 없지만 우리 혹은 우리 것은 없고 자칫 껍데기만 남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강하게 든다.

가끔씩 학생들에게 우리 것에 무엇이 있는가 꼽아 보라고 한다면 김치, 한복, 불고기 등이 고작이고 대다수는 몇 가지 밖에 떠올리지 못한다.

미국이라 했을 때는 코카콜라, 청바지, 맥도날드 등을 떠올리고 뉴프런티어라는 개척정신도 내세우고 하다못해 일본은 사무라이정신으로 세계를 개척해냈다고 하면서 막상 우리정신은 내세울 게 없는 모양이다.

이제라도 우리가 얼싸안고 즐기는 농악이나 서양사람들이 넋을 잃고 보는 사물놀이에서 신바람을 다시 보고, 선진국으로 가는 신바람 경제이론을 탄생시키도록 해야 한다.

또 이웃이 어려울 때 서로 도와주는 인간애는 우리가 최고인데 그것을 값지게 승화시켜 나간다면 이렇게 갈등과 반목이 점증하는 국제사회를 이끌 수 있는 도덕적 지도이념이 될는지도 모른다.

세계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길, 국제사회를 복되게 하는 길이 낡은 전통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옛 것에서 찾아보자는 이야기다.

올바른 세계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것에 대한 풍성한 확인과 긍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산업정보대학 입학관리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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