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설움'·'번지없는 주막' 등을 불러 국민가수로 알려진 백년설(본명 이갑룡 개명후 이창명)을 기리기 위한 가요제가 고향인 성주에서 오는 5월중 거행될 예정이나 최근 군청 홈페이지에 이를 반대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이유는 백년설이 일제강점기에 우리의 젊은이를 전쟁으로 내몬 '아들의 혈서'·'혈서지원'·'이몸이 죽고죽어'라는 친일가요를 불렀다는 것. '성주농민'이란 ID는 "백년설이 대중 앞에 앞장서 국민을 선동하고 전쟁터로 내몰기 위해 노래를 불렀다"며 "아무리 세월이 지났지만 이런 인물을 기리기 위한 가요제를 열 수는 없다"는 주장을 폈다.
농민회 한 간부도 "성주는 심산 김창숙 선생을 비롯한 많은 우국지사들이 잃어버린 나라를 찾기 위해 독립운동을 한 자랑스런 고장인데, 이곳에서 어떻게 친일행적을 보인 백년설의 가요제를 열 수 있으냐"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 "1948년 백범 김구 선생의 지시로 작성한 희산 김승학 선생의 친일파 명단(281명)에는 백년설이 '지원병 혈서 지원자' 34명 중에 남인수와 함께 실려 있다(2001·8월·월간중앙)"며 "성주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1억5천만원의 혈세를 들인 가요제를 개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백년설 가요제를 주관하고 있는 (사)대한전통예술보존회 양명환 대표는 "이 문제로 많이 고민하고 관련 사료들에 대해 조사도 했으나, 백년설이 일제강점기에 '나그네 설움' 등 민족적 울분과 슬픔을 노래해 망국의 한을 달랜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작곡가 박시춘씨의 말에 의하면 당시 이난영·남인수 등은 주로 사랑을 주제로 한 곡이 많아 총독부의 미움을 덜 받았으나 백년설은 아무 곡이나 부르지 않았으며 민족의식이 남다른 가수였다고 전했다"며 "이 문제로 가요제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김병수 성주군 새마을과장은 "백년설이 지난해 문화의 달에 보관문화훈장을 받은 만큼 어느정도 정부의 검증을 받은 것으로 봐야 하며 이미 예산의 상당부분이 집행돼 가요제를 열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백년설 추모사업 추진위원회 이상희(70·전 내무부장관)씨는 "백년설이 일제말기 회절가를 부른 것은 사실이나 일제의 집요한 회유·강요에 의한 것이었다"며 "목포 이난영,진주 남인수 가요제처럼 성주에도 백년설 가요제를 만들어도 되지 않겠느냐"는 주장을 조심스레 폈다.
이에대해 지역민들은 "첫 백년설 가요제인 만큼 백년설에 대한 역사적 조명과 아울러 가요제 개최 여부에 대해서도 군민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 향후의 논란 소지를 없애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백년설 가요제는 성주군민의 날 전야제로 오는 5월 25일 성밖숲 야외무대에서 개최할 예정으로 현재 신청접수를 받고 있으며 매년 신인가수 등용문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성주·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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