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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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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갇혀있어 보지 않은 자는 그 고통과 처절함을 이해할 수가 없다'.

그 갇힘이 고문과 학대로 얼룩진 것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솔제니친의 '수용소 군도'까지 가지 않더라도 전쟁과 독재가 있었던 곳이라면, 심지어 민주국가에 있어서도 이러한 불합리성과 비상식성에 바탕한 폭거의 예는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다.

영국 데일리 메일 기자였던 로널드 다우닝이 만났던 폴란드인 슬라보미르 라비치의 경우가 그러했다.

다우닝은 우연찮게 라비치를 만나 1년여동안의 이야기끝에 라비치의 자서전격인 '얼어붙은 눈물'(지호 펴냄, 1만3천원)을 만들어 냈다.

원제목은 '머나먼 길(The Long Walk)'. 원제에서 나타나듯 라비치는 정말 머나먼 길을 걸었다.

25세의 멋쟁이 폴란드 기병대 중위였던 라비치는 간첩혐의로 1939년 소련의 붉은 군대에 체포돼 견디기 힘든 고문을 받는다.

온갖 고문을 견디면서 혐의를 부정했지만 결국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25년간 시베리아 유배형에 처해지게 된다.

모스크바에서 시베리아 중부 이르쿠츠크까지의 철도이송. 말이 철도 이동이지 아침이면 객차 문이 열리면서 죽은 시체가 버려지는 지옥이었다.

그는 이러한 죽음을 '경련도 몸부림도 없이 생명이 육체와 작별한다는 아무런 표적도 없이 그들은 사라져 갔다'고 표현한다.

이르쿠츠크에서 다시 쇠사슬에 묶여 60여일을 걸은 끝에 1천600km나 떨어진 북쪽 야쿠츠크 수용소에 도착했다.

체포된 지 2년만인 1941년 2월의 일이었다.

이 과정의 기록만으로도 충분히 이야기거리가 될 만한 경로였지만 라비치의 '인간승리'는 이때부터 시작된다.

그는 곧 바로 탈출계획수립에 들어가 동지들을 모았다.

우크라이나, 체코, 영국, 미국, 프랑스, 핀란드인 등으로 구성된 이 탈출단은 세심한 준비끝에 일주일분의 식량과 도끼, 칼 등으로 무장(?)하고 실행에 옮긴다.

그리고 12개월에 걸쳐 무려 7천km에 이르는 시베리아와 고비사막, 히말라야 산맥을 지나 인도에 도착,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비록 탈출도중 만난 소녀까지 포함해 8명중에서 인도까지 간 사람은 4명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 책이 처음 출간된 것은 1945년. 당시 모진 고문에 시달린 인간이 충분한 준비도 없이 7천km를 걸어갔다는 '믿기 힘든 일'에 대해 사실이 아닐 것이라는 비판도 많았다.

그로부터 50년 가까이 지나면서 18개국 언어로 번역됐고, '눈물조차 얼어붙게 한다'는 평을 받았다.

정지화기자 jjhw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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