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강구항 영덕대게 축제 개막

주말 동해안 포구 강구는 서울 명동만큼이나 사람들로 늘 붐빈다.

영덕대게를 맛보려는 관광객들 탓이다.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 각처에서 모여든다.

영덕군 강구는 날로 추락하는 다른 농어촌 지역과는 다르다.

그 유명한 '영덕대게'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강구항내의 경기는 땅값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평당 땅값이 1천여만원을 호가한다.

상당수는 이를 사실로 믿지 않으나 대게상가 거리는 이정도를 줘도 매입이 쉽지않다.

실제 얼마전에도 강구항에 위치한 강구수협 인근 40평형 대지가 4억5천여만원에 팔렸다.

평당 1천여만원선은 동해안에서 최고 지가를 자랑하는 포항의 중심상권과 맞먹는 수준.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관광객이 몰려드면서 전국 최고의 대게타운이 자연스레 형성됐다.

현재 강구지역 대게 취급 업소는 180여개. 강구항을 둘러싸고 있는 강구시가지가 지형상 원체 비좁다보니 지금은 해안가 강축도로를 따라가며 하루가 다르게 식당이 들어서고 있다.

강구주민들에게는 대게라는 자원 하나가 땅값 상승 등 엄청난 재산 증식을 가져다 준 것. 현재 영덕군내 부자는 모두 강구에 모여있다.

삼사부동산 박명석 대표는 "앞으로 강구항내는 더 이상 장사를 할만한 곳이 없어 땅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했다.

제대로 된 관광자원 하나가 얼마나 지역을 떠받쳐주는지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강구는 요즘 일년중에서도 가장 생기가 돈다.

지금이 영덕대게의 속살이 가장 올라있는 시기. 미식가들이 이를 놓칠리 없다.

때맞춰 강구항에는 주말부터 영덕대게축제도 열린다.

업소마다 갓 매입한 대게가 수족관을 꽉 채워 그 자체만으로도 다른 곳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볼거리다.

윤중목 영덕대게축제위원장은 "지난해 축제때도 5만여명이 다녀갔다" 면서 올해 내방객은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불편도 없잖다.

가장 문제가 교통난. 주말 경우 한꺼번에 관광객들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도로 전체가 주차장화 되기 일쑤다.

강구에 온다고 해서 진짜 영덕대게를 먹을수 있기란 쉽잖다.

우선 주머니 사정. 진짜 '영덕대게'는 마리당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게 한마리 값이 쌀 한가마 값과 맞먹지만 자원고갈로 잡히지 않다 보니 앞으로 마리당 20만원이 될 날도 머잖았다.

수입산은 마리당 2만원에서 7만원선. 관광객 대부분은 수입게를 먹고 간다.

요즘은 북한산이 더 잘 팔리는데 향과 게장 등에서 동해 바다 연안산과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철조망 하나를 사이에 두고 넘나드는 놈들이다보니 그게 그거다.

강구가 앞으로도 계속해 장사가 될 것인지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이런 걱정은 수입산 게가 넘치다보니 서울과 대구 등 대도시에서도 게 취급 업소가 늘어나고 있는 데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분위기에 무게가 더 실리고 있다.

윤중목 강구수협장은 "우리나라 연안대게도 등급이 있듯이 수입산 게도 등급이 있다.

영덕대게는 두말할 나위도 없고 수입산도 강구 상인들이 웃돈을 주고 최상품을 빼내 와 팔고 있어 도시업소와는 차별이 확연히 구분된다" 며 "강구에 와야 제대로 된 게 맛을 볼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근해에서 잡힌 영덕대게 상품은 대부분 강구로 실려와 위판되고 있다.

입찰에 들어가면 다른 지역보다 한값을 더 받을수 있기 때문이다.

수입게도 마찬가지. 수입상들은 일단 소비를 많이 시키는 강구상인들에게 먼저 좋은 놈을 골라 팔고 나머지를 시중에 유통시킨다는 것.

구천식 영덕군 해양수산과장은 "현재의 상가와 새로 조성되는 상가는 강구항을 두고 마주보고 있게 된다" 면서 사업이 마무리되면 전국적인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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