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게놈 지도 완성으로 인류가 '인간 생명의 설계도'를 거머쥐는 새 시대를 맞고 있다.
무병 장수를 꿈꾸어온 인류가 오랜 소망에 가까이 다가 설 수 있게 된 셈이다.
특정 질병에 관련된 유전자 정보를 해독함으로써 당뇨병.백혈병.아동성 습진 등을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를 찾아낼 수 있고, 암을 비롯 심장병.파킨슨병.알츠하이머(치매).비만.천식.에이즈 등을 유발하는 유전자들의 정체를 찾는 작업도 쉬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무수한 학설을 낳았던 인간 진화에 대한 의문점들도 풀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게놈 지도의 완성은 인류가 신의 영역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철학적.윤리적.법률적 딜레마를 부르면서 빚어질 수 있는 부작용들도 우려된다.
개인 유전자 정보를 잘못 사용할 경우 인권 침해의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주문형 인간을 양산하는 반인륜적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른다.
사회 구성원 사이에 우성 인간과 열성 인간으로 구분하는 유전자 계급사회가 출현하고, 특정 국가나 기업이 막대한 수익을 보장하는 게놈에 대한 정보를 독점하면서 유전자 전쟁이 치열해질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주도해온 미국 국립인간게놈연구소는 예정보다 2년 빨리 완성본을 내놓아 "의학적 혜택은 엄청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과학자들은 "인간이 신의 언어를 배워 생명의 신비를 풀게 될 것"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마치 보물섬 지도를 발견한 사람들이 탐욕 때문에 보물이 줄 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스스로 자멸하는 것과 같이, 인간의 욕심 때문에 유전자 정보를 잘못 이용해 엄청난 재앙을 부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과학 기술의 진보는 인간이 얼마나 부족한 존재인가를 보여주는 것인데도 과학만능주의에 젖어 신의 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처럼 여기기도 한다.
유전자 해독의 잠재적 남용으로부터 인간의 존엄과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생명 윤리의 보편적 기준이 중시돼야 하며, 인류의 행복을 해치는 일만은 철저히 경계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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