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40평이상 아파트 수요 고갈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불황 여파로 지역 경제가 크게 위축되면서 중.상류층들이 창출되기 보다는 되레 감소, 40평형대 이상의 고급아파트가 수요자들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올 들어서 대구 수성구를 비롯 남구, 달서구, 북구 등 시내 전역에서 40평형대에서 90평형대까지 대형 아파트들이 남아돌면서 가격도 크게 떨어진 상태다. 이 같은 현상은 IMF(국제통화기금체제) 이후 건설과 섬유 등 지역의 주력산업이 부도 등으로 한꺼번에 붕괴되면서 대형 평형대의 아파트에 살수 있는 중상류층이 크게 얇아진 때문이다.

40~90평형대의 경우 아파트 관리비를 월평균 40만~100만원선을 부담해야 하는 가 하면 매입가격도 2억~5억원대로 비싸기 때문에 현재의 지역경기를 감안할 때 선뜻 매입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어 올 들면서부터는 아예 거래가 끊긴 상태다.

실제로 올 초 입주를 마친 대구 수성구 만촌동의 '메트로팔레스' 아파트의 경우 54평형을 중심으로 큰평형대 50여가구가 전세입자나 매수자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지만 수요자가 나타나지 않아 골치를 앓고 있다. 또 대구에서 최대평형인 이 아파트 90평형의 경우는 매매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입지여건이 그런대로 괜찮은 남구 봉덕동 '효성타운'과 '대덕맨션'의 경우 부동산업소에 매물로 나와있는 40평형 이상의 평형이 20여가구에 이르고 있고, 북구 칠곡지구에서도 40~60평형대 아파트가 상당수 매물로 나와있지만 수요자가 선뜻 나타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이밖에도 대곡지구 50여가구를 비롯 용산동.이곡동.신당동 등 달서구지역 아파트단지에서도 40평형대 이상의 대형 매물이 넘쳐나고 있지만 "사겠다"는 사람은 없어 가격이 약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수성구 범어동과 시지지구, 지산.범물지구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여기에다 최근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아파트의 경우 투기세력들이 분양권 매매에 의한 웃돈(프리미엄)을 노려 대부분이 큰평형을 신청해 둔 상태여서 대구시내 전역에서 대형 평형의 아파트 수급불균형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건설업계에서는 황금주공아파트 등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권을 팔기 위해 넓은 평형대를 신청해 둔 조합원의 경우 실수요자가 없어 처분하는데 애를 먹을 시기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처럼 지역의 경제여건이 부동산시장에 반영된다면 재건축아파트는 막상 신청분을 분양받았을 때 층(層)이나 향(向)이 나쁠 경우 분양가격 자체가 높기 때문에 팔 수 없는 상황도 예상해야 한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얘기다.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투기억제책을 쓰고 있는 데다 지역을 포함한 국내의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큰 평형대의 수요층이 크게 줄어든 데다 최근 입주한 '메트로팔레스' 아파트의 40평형대 이상이 2천여가구에 달해 더 이상 큰 평형대의 대체 수요자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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