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캐비넷은 신발장과 농기계 연장함으로, 탁자는 식탁과 응접탁자로, 대형 캐비넷은 옷장이나 농약보관함으로…'.
의성경찰서가 사무용 직기와 비품을 전면 교체하면서 자칫 쓰레기장으로 갈 뻔한 각종 사무용 비품들을 농가에서 재활용품으로 요긴하게 쓰도록 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230여점에 이르는 폐비품들을 처리하는데만도 적잖은 예산이 소요되는데 농가에서 재활용품으로 훌륭하게 쓰이자 '꿩먹고 알먹는 셈'이라고 입을 모았다.
14일 몇몇 농가들을 직접 찾아본 결과 의성군 봉양면 구산1리 박재열(70)씨 집에서는 경찰서에서 전달한 사무용 탁자를 식탁으로 사용하고 있었고, 소형 캐비넷은 신발장과 농기계 연장함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이 마을에는 박씨 외에도 김병규(55).신상목(55)씨 등도 폐비품들을 농약보관함 등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박씨는 "경찰서의 폐사무용 비품들이 농가에서는 훌륭한 가재도구가 되고 있다"며 "비만 오면 젖던 신발과 마당 여기저기에 나뒹굴던 농기계 연장들도 이제는 캐비넷 속에 가지런히 자리를 잡았다"고 경찰에 고마움을 전했다.
또 한농 홍병기 의성군연합회장은 경찰에서 받은 책상으로 폐교가 된 비안면 산제초교에 서예교실을 꾸미고 있고, 의성읍 자혜원에서는 각종 물품 보관함으로 사용하고 있다.
의성경찰서 김주대 경리계장은 "전임 경무과장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폐비품 처리에 소요되는 예산을 절감시키면서 농가에는 요긴한 재활용품으로 제공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했다.
이와관련 신한수 전 의성경찰서 경무과장(현 경북지방경찰청 외사계장)은 "어릴때 가정형편이 어려워 변변한 책상하나 없이 학교에 다니며 공부하던 기억이 떠올라 이같은 아이디어를 내봤다"고 밝혔다.
소비풍조가 만연된 오늘날 가정뿐 아니라 각 기관들도 충분히 사용이 가능한 물품들을 무작정 내버리기 보다는 재활용을 하는 생활의 지혜가 아쉽다는 것이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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