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휘부씨 "대통령 모독 발언" 논란

한나라당이 추천한 양휘부(梁輝夫) 방송위원이 지난 10일 청와대 임명장 수여식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청와대) 주인이 바뀐 것 같다"고 말한 데 대해 민주당이 양 위원의 위원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민주당 문석호 대변인은 14일 "양휘부씨가 임명장 수여식이 끝난 뒤 티타임에서'저는 대통령과 논쟁을 하고 싶은데 자리가 자리이고 (미국방문 등) 큰 일을 앞두고 있으므로 하지 않겠다. 오늘 (대통령과) 같이 사진찍으면서 착잡한 심정이었다. 주인이 바뀐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며 발언내용을 소개했다.

문 대변인은 "정치적 중립성과 공공성을 유지해야할 신분에 있는 사람이 스스로정치적 중립성을 포기한 발언이며 대통령을 모독한 것"이라면서 "양휘부씨는 즉각국민앞에 공개 사과하고 자진사퇴해야 하며, 이런 무자격자를 추천한 한나라당도 마땅히 책임을 지고 당 대표가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주인이 바뀐 것아니냐'는 발언에 대해 장전형 부대변인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최측근이었던 양씨가 생각하는 주인은 이회창 후보가 아니겠느냐"며 "당시이말을 들은 대통령은 담담한 표정이었으나 문희상 실장과 노성대 방송위원장의얼굴이 벌개졌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 위원은 한나라당 배용수 부대변인을 통해 "한마디 하라고 해서 '미국 방문을 앞둔 대통령과 토론할 입장도 아니고 농담 한마디 하겠다. 이 자리에 주인이 바뀐 듯한 느낌이 들어 묘한 생각이 든다'고 말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을 모독했다고 문제삼는데 그럴 의사도 없고 실제 하지도 않았다"며 "농담했지만 반은 웃고 반은 웃지도 않아 썰렁했다. 혹시나 모독으로 받아들였다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측은 "이런 어처구니 없는 대통령 모독발언을 농담삼아 한 것이라고 변명하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려는 것이며 대통령과 국민을 또 한번 우롱한 것"이라며 문 대변인을 포함한 5명의 대변인단이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발언이 있은지 나흘만에 문제삼고 나선데 대해 한 관계자는 "박희태대표 취임후 상생의 정치를 하려고 했으나 한나라당이 방송위 회의에서 날치기로 부위원장을 뽑았다느니, 방송법을 개정해 대통령 추천몫을 줄이겠다느니 하는 식으로공격해 칼을 빼든 것"이라며 최근 방송위의 내부 진통과 무관치 않음을 강조했다.

장 부대변인은 "과거에도 정치권과 정당이 추천해 방송위원이 구성됐으나 이번처럼 방송위가 정치적으로 오염된 적은 없었다"면서 "양휘부씨가 발언 해명마저도 한나라당 대변인단을 통해 한 것은 스스로 정치적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