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만 돼도 찜통 속이나 다름 없습니다". "에어컨 가동을 시작하기 전의 5월 더위 때가 가장 힘듭니다". "한여름에도 에어컨 가동 시작 전이나 후의 새벽.야근.휴일 근무 때는 아예 땀목욕을 각오해야 합니다".
대형 빌딩 대다수가 창에 통유리를 넣음으로써 창문을 여닫을 수 없게 되자 직장인들이 '더위와의 전쟁'에 진땀을 빼고 있다.
건축 관계자들에 따르면 통유리 건물은 1990년대 이후 보온 및 시각효과를 노려 대부분 대형 건축에서 채택되고 있는 방식. 탁 트여 시원한 느낌을 주고 건축미도 살릴 수 있어 인기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밀폐구조의 건물에는 자동으로 실내 온도나 습도가 조절되는 인텔리전트형태의 공기조절 장치가 필요하지만 그런 보완책을 마련하지 않은 밀폐건물의 실내 근무자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대구의 낮 최고 기온이 28℃까지 올라 올해 최고 온도를 기록하고 습도까지 65%나 돼 바람이 잘 통하는 길거리에서조차 짜증이 날 정도의 날씨였던 지난 13일에는 대구시내 상당수 밀폐건물 근무자들이 고통을 호소했다.
한 빌딩 근무자는 "답답해서 통유리 밑에 조그맣게 만들어진 개폐창이나마 열어보지만 통풍에는 역부족"이라고 했다.
한여름이 되기 전이라도 일정 온도가 되면 냉방기를 가동하는 대형빌딩 근무자들 역시 힘들어 하기는 마찬가지. 낮 기온이 24℃까지 떨어졌지만 그 다음날 오후에도 대구은행 본점 11층 사무실에서는 열기가 후끈거렸다.
한 근무자는 "냉방장치 가동 기준 온도를 25℃로 맞춰 놓다보니 실내 더위가 만만찮고 특히 밤늦게까지 일할 때는 더위 식힐 방법이 없어 부채에 기댄다"고 했다.
같은 날 높이가 15층인 대구 중구청사 내 사정은 더 열악했다.
각 층 사무실에 들어설 때마다 더운 공기가 피부에 달라 붙었다.
한 공무원은 "관공서에서는 바깥 온도가 28℃ 이상될 때 냉방기를 가동토록 하고 있지만 에너지 절약을 위해 실제로는 그 이상 돼도 가동을 않고 6월을 넘어야 가동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각 사무실에는 별도로 선풍기를 1, 2대씩 비치하고 있다는 것.
다른 공무원은 "최근 기온이 30℃ 가까이 올라 갈 때는 땀이 등에 배 일을 할 수 없었다"며 "냉방기가 안돌면 빌딩 안은 찜통 그 자체"라고 했다.
중구청은 그같은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작년 6월 건물 외벽에 자외선 차단필름을 붙이기도 했으나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대구 최고의 첨단 빌딩 중 하나라는 대구 중심가 대형 빌딩 입주자들도 힘들어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 사무실 여직원은 "5월 더위에도 이 빌딩에서는 잠깐잠깐 냉방기를 가동하긴 하지만 작동이 완전히 중단되는 오후 6시 이후는 매우 힘들다"고 했고, 한 입주 의원 관계자는 "토요일엔 오후 1시에 냉방기 가동이 중단돼 그 이후 진료 시간에는 더워서 애를 먹는다"고 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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