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학기 수시 모집 합격자 가운데 연세대 22%, 고려대 26%, 이화여대 16%, 한양대 29%, 경희대 27% 등이 면접에서 당락이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정도의 합격자가 심층면접으로 뒤바뀐 대학도 있었다.
지필(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의 경우 심층 면접과 더불어 지필고사도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거의 모든 대학들이 면접시 기초 소양과 관련된 질문에서 점점 심화된 질문으로 나가는 단계적 심층 면접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다소 평이한 질문으로 시작하지만 보충 질문과 재질문 등을 통해 점차 수준을 높여 가는 다단계 평가 방식이다.
또 대부분의 대학들은 수시 1단계에서 학생부 성적으로 모집 정원의 2, 3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심층면접을 실시한다.
일단 1단계를 통과한 학생의 학생부 성적은 비슷하기 때문에 심층면접 성적이 당락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출제 경향
일반면접과 심층면접으로 나뉘는 면접고사에서는 학생부나 수능으로 평가할 수 없는 잠재력을 측정하게 된다.
평가는 인성이나 가치관, 사회관, 인생관 등을 측정하는 기본소양평가와 전공과 관련된 수학 능력이나 적성을 알아보려는 전공적성평가로 나누어진다.
▲기본소양평가=수험생의 개인적 특성이나 인생관, 가치관과 사회.문화적 현상이나 시사 문제와 관련한 사회적 쟁점에 대한 견해 등을 주로 묻는다.
자신의 장단점, 사회 봉사 활동 경험 등 개인 성향에 관한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답변하는 것이 좋다.
예컨대 봉사 활동에 대한 내용과 느낀 점을 물으면 구체적인 활동 내용과 과정, 그리고 거기서 새롭게 발견하거나 깨달은 점, 교훈 등을 구체적이면서도 체계적으로 말하는 것이 좋다.
인성과 가치관을 평가하는 질문에 적절히 대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부단히 정립해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공적성평가=지원하는 모집단위를 전공하는 데 필수적인 기초 지식과 전공 적성을 갖추었는지를 평가한다.
전공 관련 문제는 크게 지망 동기와 학업 계획, 장래의 희망 진로 등 전공에 대한 열정과 적성을 묻는 유형과 전공과 관련된 고교 교과의 기본 개념과 원리, 그것이 실생활이나 사회 현상에 적용된 응용 사례 등을 묻는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후자는 전공 학문의 특성이나 기본 개념과 원리, 전공과 관련된 일반적 쟁점에 관한 내용과 관련된 질문들이다.
여기에서는 주로 전공 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교양을 측정하는 질문과 다소 전문적인 지식과 관심도를 측정하는 질문을 한다.
▲지필(논술)고사 경향=성균관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 아주대, 한양대 등은 논술, 학업 적성 평가, 영어 시험, 영상 강의 테스트 등의 이름으로 지필 고사를 실시한다.
성균관대는 기본 소양 및 수학 잠재력 평가를 위해 논술 형태의 지필 고사를 실시한다.
중앙대의 학업 적성 평가는 논술과는 다른 형태의 시험인데 국어.수학.영어 등 과거 본고사와 비슷한 출제 경향을 보이고 있어 각 과목별로 깊이 있는 공부가 필요하다.
한국외국어대는 영어 시험을 보는데 듣기, 쓰기, 독해 능력을 테스트한다.
아주대는 영상 강의 테스트를 시행하는데, 이는 영상 강의를 시청한 후 그에 대한 답안을 작성하는 것으로 새로운 형태의 지필 고사라 할 수 있다.
이들 대학 모두 학생부, 면접 외에 지필 고사의 영향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중앙대는 학업 적성 평가의 반영 비율이 높아서 당락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책과 유의할 점
▲영어.수학.과학이 변수=지난해 수시 모집에서 서울대는 전년도와 달리 인문대와 사회대에서는 일괄적으로 영어 지문을 주고 면접을 했고, 그 외 많은 대학들도 영어 지문을 읽고 묻는 질문에 답하게 했다.
고려대와 성균관대는 면접에 앞서 실시하는 인문계 논술 고사와 지필 고사에서, 중앙대는 학업적성검사에서 부분적으로 영어 지문을 제시하고 그것을 읽고 논술하도록 요구했다.
제시된 영어 지문은 사회 쟁점과 관련된 한 두 단락의 길이였고, 난이도는 수능 외국어영역보다는 더 어려운 수준이었다.
지난해 인문계 전공 적성 면접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시사적인 현안과 전공의 기본 원리나 개념을 연결짓는 문제가 주로 출제되었다.
자연 계열을 지원한 학생들에게는 예년처럼 주로 수학과 물리, 화학의 기초 개념이나 원리, 전공과 관련된 기본 원리나 기초 지식, 또는 이를 적용하는 응용력을 평가하는 문제가 대부분이었다.
수능이나 내신으로는 측정이 안 되는 부분을 알아보려는 의도로 보는 것이어서 수능시험보다 더 어렵게 느껴지는 문제가 나오는 경향이 있다.
전공 적성 평가에서 연세대를 제외하고는 인문계의 경우 영어, 자연계는 수학과 과학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고 지원하고 거기에 대비를 해야 한다.
▲토론식 면접 준비=성균관대, 한양대 등 몇몇 대학은 집단 토론식 면접을 병행했다.
토론식 면접에서는 자기 주장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끝까지 관철시키느냐가 관건이다.
한양대에서는 영어 지문을 읽고 응시자들이 집단 토론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는데 영어로 된 지문을 읽어내는 독해능력뿐만 아니라 토론을 통해 자신의 지식과 의견을 전달하고 다른 사람의 지식을 받아들이는 능력을 측정하였다.
토론식 면접은 면접과정에서 사고의 우열이 드러나기 때문에 교과 영역의 면접에서 확보할 수 있는 것과 같은 객관성을 어느 정도 지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평소에 시사문제와 관련해서 부모님과 토론하거나 학교에서 친구들과 토론해 보는 것이 좋다.
▲자기 소개서와 학업 계획서 내용 숙지=각 대학에서 요구하는 양식에 따라서 자기 소개서를 직접 작성하여 시간 날 때마다 다듬어 보는 것이 좋다.
자기 소개서는 실제의 성장 과정에 근거하여 객관적으로 자신의 특성을 알리는 글이다.
지원하는 대학과 학과에서 수학할 만한 자질과 능력, 인성이나 자세가 갖추어져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자료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한편 학업계획서는 자신이 지망하는 모집 단위에 합격한다면 대학 생활동안 무엇을 위하여 어떤 공부나 무슨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지를 포괄적으로 밝히는 글이다.
수험생들은 자신이 전공 분야를 선택하게 된 동기, 대학 재학 중 학업계획과 대학 졸업 후의 희망 진로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면 된다.
자기 소개서와 학업 계획서 등의 자료는 면접시 활용하기도 하고, 서류 전형으로 점수화 하기도 하는데, 그 자체로서 수험생간에 점수 차가 많이 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나친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자기 소개서나 학업계획서 내용들은 면접을 보기 전에 충분히 확인하고 숙지해 두어야 한다.
▲시사 문제 정리=면접에서는 인성평가를 위한 기본 사항 외에도 시사 문제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고 있다.
기본 소양 평가뿐만 아니라 전공 적성 평가에서도 신문과 방송에 화제가 됐던 시사적인 현안이 면접 소재로 많이 활용된다.
특히 지난해 1학기 수시 모집에서는 월드컵과 관련된 내용을 물어 보는 대학들이 많았다.
연세대는 '히딩크 선수 선발의 장점', 숙명여대는 '붉은 악마를 통해 보는 신세대들의 바람직한 특성', 서강대는 '월드컵 한국 대표팀에 대한 대우가 다른 스포츠 종목의 포상 범위를 훨씬 능가하는데 이들에 대한 특별한 대우에 찬성하는가'라는 질문을 했다.
서울여대는 '자신을 기업체 대표라고 가정하고 월드컵 한국 대표팀 선수 가운데 한 명을 입사시킨다면 누구를 선발할 것인가. 그 이유는'이라는 문제를 출제했다.
월드컵과 관련된 문제를 다방면으로 물어보면서 수험생의 가치관뿐만 아니라, 사회 현상에 대한 분석력과 비판 능력 등을 평가하려는 의도라고 볼 수가 있다.
그 외에도 성균관대는 '월드컵 기간 중에 벌어진 서해교전에 대해 군사 지도자들이 취한 판단과 대응 조치가 리더로서 적절했는지', 중앙대는 '소리바다 폐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물었다.
인터넷 사이트의 쟁점토론이나 TV토론프로그램, 신문 구독 등의 방식으로 시사문제에 대한 감각을 잃지 말아야 한다.
1학기 수시에서는 이라크 전쟁, 한국의 파병, 전교조 반전 수업, 북핵, NEIS 실시 여부 논쟁, 언론 문제, 게놈 지도 완성, 호주제 폐지 문제, 물류대란, 노사문제, 개인 신용불량자 급증 등과 같은 주요 쟁점은 꼭 정리를 해 둘 필요가 있다.
시사문제에 관한 관심은 수능시험의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와도 관련이 있어 수능시험에도 도움이 된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도움말:윤일현 일신학원 진학지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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