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마같은 봄비 기상이변 아니다

봄은 보통 비가 많지 않은 계절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근 몇년간은 강수량이 예년 평균에도 못미쳐 극심한 봄가뭄을 겪기도 했다.

이처럼 봄철에 비가 적은 것은 대기 중 수증기량이 적기 때문.

그러나 올 봄엔 유난히 비가 많다.

올 4월 대구지역 강수량의 경우 150㎜로 지난 100년 평균 75.2㎜의 두배나 됐다.

강수일수도 사흘에 한번 꼴인 10일로 평년보다 20% 정도 많았다.

올 봄 비가 얼마나 많았고 이유는 무엇일까?

기상청에 따르면 대구지역 올 4월 한달 강수량은 150㎜로 지난해 72.5㎜에 비해 2배, 2001년 19.5㎜, 2000년 27.2㎜보다는 각각 6, 8배 정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907년 기상관측 이래 강수량이 100㎜가 넘은 것은 60년 이전 11번과 60년 이후 10번 등 모두 21번. 이중 올해보다 많았던 해는 1916년 168.5㎜, 1964년 170.1㎜, 1977년 159.4㎜ 3번 뿐이었다.

올 봄 비가 많았던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기 중 수증기량이 많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올 봄 홍콩, 대만, 필리핀 등 우리나라 남서쪽으로부터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유독 많이 유입됐기 때문이라는 것. 이들 지역에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많이 형성된 것은 서태평양 해수온도가 평년보다 높아 증발량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상청 김승배 공보관은 "온난다습한 공기가 북쪽의 차가운 공기와 자주 부딪치면서 비구름이 더 많이 만들어진 것도 올 봄 비가 많았던 이유 중 하나"라며 "올 봄 비가 많았던 것은 기상이변이 아니라 말 그대로 '비가 많고 적은' 자연의 반복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 여름 기상 예보는 이달 27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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