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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온 '벽안'의 서예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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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눈의 서예가들. 얼핏 서양사람이 붓을 들고 하얀종이에 한문을 써내려가는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예술에 동.서양이 따로 없고, 정신세계까지 하나로 묶여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12일 오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개막된 'U대회기념 국제서예대전'(국제서법예술연합 대구경북지회 주최)에 유럽의 서예가 5명이 참석, 눈길을 끌었다.

이들 대부분은 붓을 쥔지 6~10년 되는 베테랑(?) 서예가들이다.

스위스 루가노에서 역사 교사를 한다는 부르노 리바(46)는 "동양문화와 불교에 관심을 갖고 있던중 10년전에 자연스레 서예를 접하게 됐다"면서 "쓰면 쓸수록 오묘한 맛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먹을 통해 동양정신을 표현하기 어려워 다소 그림에 가까운 듯한 작품을 내놓았다며 웃었다.

알프레도 베자나(48.이탈리아)는 "불교신자가 되면서 9년전부터 서예를 해왔는데 너무나 재미있다"면서 "서예는 힘(power)이 가장 중요하다"며 나름의 서예관을 밝혔다.

그는 이탈리아에만 수십만명의 불교도가 있고, 유럽 전역에 서예, 명상, 검도 등 동양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고 전했다.

또 그는 '현조(玄照)'라는 자신의 호(號)를 한문으로 적어주면서 무척 자랑스러워했다.

서예에 입문한지 6년 됐다는 레이네 베르델로트(39.프랑스)는 어머니가 중국인인 탓에 자연스레 동양문화를 익히게 됐다면서, 서예는 기계적이고 냉철한 서양 문화의 단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유용한 도구라고 했다.

이들의 작품을 보면 서양사람이 쓴 것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비록 프로의 솜씨는 아니라고는 하지만, 동양문화를 알고 익히려는 이들의 모습은 또다른 관심거리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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