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장에서-아름다운 피날레, 감동 영원히…

2003년 여름 유니버시아드대회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전세계 174개 나라 젊은이들이 코리아 달구벌 분지에 모여 열하루 동안 우애와 화합, 친선을 나눈 뒤 오는 2005년 터키 이즈미르에서 다시 만나기로하고 헤어졌다.

U대회는 성인들이 벌이는 올림픽과는 달리 대학생들만의 잔치라는 점에서 훨씬 신선하고 활력이 넘치는 경기대회이다.

대학생들은 어느나라에서나 유별나고 보석과 같은 존재들이다.

우리나라도 대학생들이 역사의 고비에서 보여주었던 자기헌신과 정의감은 오래 기억되고 있다.

또 그들의 헌신과 예지로 인해 우리나라가 오늘과 같은 민주적이고 아름다운 나라가 될 수 있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2세기에 이태리에서 처음 대학이 설립되면서 중세의 어두운 봉건주의적 질곡을 걷어낼 수 있었듯이 21세기 대학생들은 스포츠를 통해 지구상에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확실히 젊은이들에게는 지혜가 있다.

이번 대구 U대회에서도 그 점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벽을 넘어 하나로, 꿈을 펼쳐 미래로'라는 슬로건이 이를 잘 증명하고 있다.

세계의 모든 젊은이들은 인종과 이념과 계급을 뛰어넘어 하나가 되고 미래를 향한 꿈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오후 6시10분, 일찍 입장한 관중을 향해 장내 아나운서먼트가 흘러나왔다.

여러분의 도움으로 성공적인 개막식을 치렀다.

세계적인 폐막식이 되도록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순간 우뢰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감동의 순간이었다.

사실 대구·경북 5백만 시도민들은 이번 대회를 훌륭하게 치뤄냈다.

화려하고도 성공적이었던 개막식에 이어 열하루 동안 열렬한 성원으로 대회를 무사히 이끌어갔다.

대구·경북 시도민의 저력이자 이들의 축적된 힘의 여지없는 분출이었다.

대회관계자, 자원봉사자, 시·도민 모두의 승리였다.

몇달 전에 겪었던 대구지하철 참사의 악몽과 슬픔이 말끔하게 치유되고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를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는 얻을 수 있었다.

7시40분 선수단이 입장했다.

한반도기를 앞장세우고 선수들이 운동장으로 들어서자 환호가 일어났다.

내 눈은 자연스레 무대 오른 편에 자리잡고 있던 흰색저고리와 검정치마를 입은 북한응원석으로 향했다.

그들 역시 뜨거운 환호로 응수하는 게 보였다.

이렇게 조금씩 남북은 벽을 허물어가는 것이다.

대구시장의 환송사도 아름다웠다.

세계평화와 부합되는 문화축제 환경축제라는 말이 들려왔다.

이번 대구 U대회는 세계평화를 만들어가는 획기적인 계기가 되어야한다.

전쟁의 폐허 속에 있는 이라크도 참가했다.

그들에게 따뜻한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아쉬웠던 점은 점차 성인올림픽의 상업주의를 닮아가는 듯한 일부 내용도 문제이지만, 세계평화를 기원하고 인종간의 분열과 전쟁의 참화, 빈곤을 막기 위한 대학생 선언문이라도 발표해서 평화의 소중함을 한번 더 깨우쳐 주는 기회가 있었더라면 하는 점이었다.

--관련기사--==>매일신문 '2003 대구U대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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