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 신당 "속전 속결"...내달 발기인대회

민주당 신당파의 창당작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당내 제세력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신당파가 창당수순에 돌입하자 잔류파는 신당파 의원들의 지역구에 조직책 선정을 서두르기로 하는 등 공세적 대응에 나섰다. 여기에 개혁신당추진연대회의와 한나라당 탈당파 의원들은 신당파의 창당 작업 외곽 지원을 위해 국민통합개혁신당 추진위원회 결성대회를 여는 등 지원사격을 시작했다.

◇신당파=국정감사 이전 교섭단체 구성과 10월초 신당발기인 대회 등 신당창당 일정을 못박아 놓고 준비작업에 한창이다. 신당파가 이처럼 교섭단체 구성을 서두르는 것은 정기국회 일정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신당파는 일단 정기국회 대정부 질문과 대표연설 등을 통해 신당의 당위성을 알리고 정당성을 확보할 생각이다.

정동채 의원은 "일단 민주당 의원만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한 뒤 한나라당 탈당파 등 다른 의원들과는 충분한 대화와 토론을 거쳐 결과적으로 모든 분들이 참여하도록 할 것"이라며 "현재 43명의 의사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김원기 주비위원장도 "현재 33명이 신당에 합류했지만 지역구 사정 등을 이유로 입장 표명을 미룬채 신당 참여 의사를 밝혀온 의원은 50명이 넘는다"고 주장하고 "속도감 있게 가야 하며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신당 외곽지원세력인 개혁신당추진연대회의도 7일 국민통합 개혁신당 추진위원회 결성대회를 열어 이부영 의원, 박명광 신당연대 대표, 고은광순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모임 대표를 공동대표로 선출했다. 양측은 일단 외연확대와 창당 작업을 각각 벌이고 추후 통합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잔류파 = 중도파 의원들로 결성된 통합모임 공동대표인 조순형, 추미애 의원은 7일 기자회견을 갖고 신당파를 분열주의자로 몰고 노무현 대통령의 신당 입장표명과 면담을 촉구하며 공격, 사실상 당 잔류를 선택했다. 정통모임 박상천 회장도 "청와대가 숨은 지휘탑이며 분당 사태의 책임은 근본적으로 노 대통령에게 있다"고 노 대통령을 비난했다.

민주당 잔류파는 이와 함께 비상대책위를 구성해 당을 정비하고 신당파 의원들의 지역구에 표적 공천 방침을 정하는 등 정면 대결을 선언했다.

잔류파는 '정통모임' 13명과 조순형, 추미애, 강운태, 심재권 의원 등 통합모임 13명 등 26명이며 관망파도 추석 연휴가 끝나면 신당이냐 당잔류냐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 = 신당 창당에 속도가 붙으면서 이강철 민주당 대구시지부장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대구.경북의 신당 창당 밑그림도 구체화되고 있다. 대구시지부가 9일 발표할 신당추진위원 200명에는 종전 민주당 지지층과는 확연하게 다른 대구의 주류층을 대거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추진위원들 중에는 한나라당 지지성향을 갖고 있으나 일당 독식 구도는 곤란하다는 데 뜻을 함께 해 기꺼이 동참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김충환 사무처장은 "신당에 대한 대구.경북의 분위기가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면서 "지금 분위기대로라면 경쟁력 있는 후보만 낸다면 내년 총선에서 최소한 절반의 의석은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구는 한 선거구나 다름없어 바람이 불지 않으면 전패, 바람이 불면 과반 이상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인 것.

또 경북지역에는 구미, 안동 등에 중량감 있는 후보가 이미 문을 두드리고 있어 원내에 각계 진입하는 양상이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주변에서도 신당을 호남색이 짙은 종래 민주당과는 다른 만만찮은 총선 상대가 될 것으로 보고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백승홍 의원은 이와 관련, "과거 무소속이 차지한 위치를 신당이 차지해 한나라당과 한판 승부를 벌이는 구도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아직 대구.경북에서 신당은 아니다"며 내년 총선을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무소속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아 추석 민심이 어떻게 흐를지에 대해 각 정파들 모두 눈과 귀를 모으고 있다. 최재왕.박상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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