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오페라축제 "오페라 문턱 낮췄다"

'오페라 도시' 꿈을 안고 열린 대구오페라축제가 31일 폐막됐다.

10월10일부터 20일 동안 계속된 오페라축제는 내년부터 개최될 예정인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프레 행사 성격을 띤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국내 4개 오페라단(국립오페라단.영남오페라단. 대구시립오페라단. 서울시오페라단) 이 참가한 이번 공연에서 단연 돋보인 것은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도였다.

◇꽉찬 객석, 주최 측도 놀랐다.

오페라는 일반인이 즐기기에 문턱이 높은 예술이라는 것이 통념이지만 대구오페라축제가 열린 대구오페라하우스의 객석은 대부분 채워졌다.

축제 조직위는 초청장을 일절 발부하지 않은 채 총 1만2천384장의 입장권을 발매했는데 잠정 집계 결과 1일 현재 1만1천838장이 팔려 95.6%의 객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서울에서의 오페라 객석 점유율이 평균 60~70%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놀라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작품 별로는 서울시오페라단의 '심청' 두 차례 공연과 대구시립오페라단의 '토스카' 3회 공연 중 두 차례 공연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다섯번의 공연 모두가 매진됐다.

대구오페라하우스 개관을 기념해 지난 8월 열린 무료공연 '목화' 때와 달리 이번 축제를 찾은 이들은 1만~5만원씩의 입장료를 낸 '준비된' 관객인 만큼 관람 매너도 대체적으로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짧은 준비기간, 아쉬운 시설

대구오페라축제는 지난 8월 들어서 본격 추진되기 시작했다.

준비작업이 매우 짧았던 데다 총 예산도 3억2천만원에 불과했다.

이번 행사의 총 예산은 참가작인 서울시오페라단 '심청'의 제작비(3억5천만원)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조직위 직원들은 이같은 핸디캡을 몸으로 때웠다.

대구오페라축제에 참가한 국립오페라단 정은숙 단장은 "부대시설은 미흡했지만, 자신의 일처럼 밤낮 없이 뛰는 조직위 직원들의 모습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무대 뒤편을 견학하는 '백스테이지 투어'의 경우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지만, 대구오페라하우스 정문 앞 야외 공간에 설치된 '오페라 인 시네마' '오페라 스토리 하우스' '노천카페' 등 부대행사들은 활성화되지 못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시설상의 문제점도 불거졌다.

로비가 오페라하우스에 걸맞지 않게 좁고 매표소가 건물밖에 있어 입장객이 불편을 겪었을 뿐 아니라 부대 휴게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여자 화장실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관객들의 불만을 샀다.

음향도 전문오페라극장 치고는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오케스트라 음 개선해야

4개의 국내 오페라단이 참가한 이번 오페라축제의 관심사 중 하나는 대구지역 오페라단과 서울지역 오페라단의 격차가 어느 정도까지 좁혀졌나 하는 점이었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성악가들의 노래 실력에서는 수준 차이가 그리 크지 않거나 대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무대세트와 조명.연출 및 성악가들의 연기력에서는 서울지역 오페라단과의 수준 차이가 크다는 점이 확인됐다.

특히 오케스트라 연주에 아쉬움이 많았다는 것이 음악인들의 대체적인 지적이었다.

성악가와 호흡이 맞지 않거나 오케스트라 음이 너무 커 성악가의 노래가 파묻히는 일이 적지 않았다.

음악계의 한 인사는 "서울시오페라단의 반주를 맡은 수원시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오케스트라의 음이 과잉된 느낌을 받았다"며 "이는 오페라 연주 경험 부족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지역 교향악단들이 노력해야 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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