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시뛰는 농업 이젠 희망이다(3)-우렁이 사육 김해기씨

"이제는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대도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많이 높아졌기 때문에 일반농산물 생산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져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20여년동안 고향을 지키겠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전업농으로 살아온 김해기(41.예천군 호명면 산합2리)씨는 우렁이농법에 사용되는 제초용우렁이와 식용우렁이 사육사다.

우렁이 사육사로 성장하기까지 5년간 말못할 고생도 많았지만 지금은 고생한 만큼 부농의 꿈을 일궈낸 의지의 농업인이기도 하다.

"지난 1998년 전문지식 하나없이 책 한권으로 우렁이 사육에 뛰어들었다"는 김씨는 "몇번의 실패를 거듭하면서 얻은 지식으로 이제는 전문가가 됐다"고 은근히 자랑한다.

요즘 우렁이 판매망 확보를 위해 인터넷 홈페이지 푸른농원(http://www.worungee.co.kr)까지 개설해 운영하고 있는 김씨는 의외로 짭짤한 수입을 올린다.

3천여평에 연간 15t의 우렁이를 생산해 전국 친환경 쌀생산농가를 대상으로 우렁이를 공급한다.

가격은 1kg당 5천원에서 1만원.

현재 5천여만원의 연간소득을 올리는 김씨는 "내년부터는 대량 생산이 가능해 연간 1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릴 계획"이라며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우렁이는 20~30℃의 수온만 유지해주면 석달만에 어른이 되고 이어 15~30일 만에 300~600개의 알을 낳는다.

식용우렁이는 칼슘.단백질.철분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해 우렁이 된장찌개, 회무침 등이 별미라는 김씨는 "동의보감에 열독을 풀고 갈증을 없앤다고 기록하고 있다"며 보신용으로도 그만이라고 자랑했다.

매년 5월말부터 6월중순 출하하는 제초용우렁이는 200평 기준 한마지기에 4kg 정도 투입된다.

논200평당 제초용 우렁이 2만~3만원이면 확실한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해낼 수 있는 셈이다.

그런데 요즘 김씨에게 걱정이 생겼다.

우리나라에서 월동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우렁이가 바닷가 남부지방에서 일부 겨울을 나고 이듬해 봄 모판에 피해를 입힌 것으로 언론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현재 우렁이농법 농가에 대한 정부보조금 지급에 찬반양론이 벌어지고 있어 자칫 제초용우렁이 판매에 차질을 빚지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김씨는 '우렁이는 20℃ 이하에서는 번식이 불가능하며 0℃이하에서 30시간 경과하면 100% 폐사한다'는 국립수산진흥청의 자료를 펼쳐보이며 우렁이농법의 장점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열악한 농촌 여건속에서 고향을 지킨다는 자부심과 애착으로 20여년간 부농의 꿈을 꾸며 살아온 김씨는 선도농업인으로 인정받아 1999년 새농민상, 1997년 영농부문 새군민상, 1996년 지역개발상, 1993년 우수작목반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씨는 "무분별한 화학비료와 농약사용으로 토양은 산성화되고 수질오염 또한 심각한 상태에 이르러 토종 동식물이 하나둘 사리지고 있다"며 "건강한 농촌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농약 대신 친환경농법을 장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천.마경대기자 kdm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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