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盧대통령의 '정치권 뒤엎기', 성공할까

대선자금 수사 전면확대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권 뒤엎기 구상?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4일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를 "야당을 궁지로 몰아 신당을 띄우고 노무현 대통령의 실추된 지지를 만회하기 위해 기획된 야당 죽이기"로 규정하면서 이같은 의문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를 둘러싸고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노 대통령의 정치권 새판짜기 구상의 일환이라는 설들이 나돌고 있다. 대선자금을 포함한 정치자금 전반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를 통해 정치부패 근절의 필요성에 대한 여론의 공감대를 형성한 뒤 내년 총선에서 대대적인 물갈이를 시도한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에서 자신도 다칠 수 있다는 점에서 도박이지만 대선자금을 모두 까발려도 문제의 정도에서 한나라당과 비교우위에 설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바꿔말하면 대선자금 수사가 확대될 경우 한나라당만 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임태희 대표 비서실장이 검찰의 수사확대에 대해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모든 것을 털어놓는 것처럼 하면서 실제로는 야당만 조사하겠다는 의도"라고 한 것은 이를 잘 말해준다.

열린우리당측에서 "털어도 우리는 문제가 없다"며 "대선자금 관련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한 것도 바로 이같은 비교우위에 바탕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은 여야의 대선자금 전모에 대한 파악을 끝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노 대통령이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대선당시 직능단체에 지급된 돈에 대한 조사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를 반증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검찰이 SK비자금에 대한 정보를 지난 3월 이미 파악, 수사착수의 타이밍만 재고 있었으며 노 대통령도 오래전부터 대선자금 공개를 통한 정치권 뒤엎기를 구상하고 있었다는 추측을 하고 있다.

재신임 국민투표 제안도 정치권 뒤엎기 구상의 중요한 수순이었다고 본다. 처음에는 측근비리와 낮아지고 있는 국민 지지를 이유로 재신임 카드를 던진 뒤 정치권 부패문제를 재신임과 연결시킴으로써 결국 자신에게 쏟아지고 있는 비난여론을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시키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이 하나씩 던지는 카드를 받기에 급급한 한나라당은 어떤 카드가 나올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천하대란을 유발해 새로운 질서를 창조한다'는 식의 노대통령의 구상은 결국 검찰 수사에 대해 국민들이 신뢰를 보낼때만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