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비전투병 NO"...속 앓는 盧

이라크 파병과 관련한 정부의 입장이 미국측과 상당한 이견을 보임에 따라 파병문제가 원점에서 재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지난 5, 6일(현지시간) 이틀동안 정부대표단이 미국측에 비전투병 위주의 파병방안을 제시했다가 적잖은 이견만 노출하고 8일 귀국함에 따라 정부는 파병부대의 규모와 성격등 에 대한 전면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이라크파병 문제를 둘러싼 정부내 조율작업이 주목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6일 오전 가진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의원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대통령도 모르는 파병규모를 언론이 어떻게 알았는지 유감스럽다"며 3천명의 비전투병을 이라크에 파병하기로 미국측에 통보했다는 파병관련 일부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노 대통령의 적극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의 핵심관계자는 "미측에 우리 대표단이 비전투병위주의 파병방안을 제시했고 이에 미국측이 상당한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3천명선의 비전투병위주로 파병하겠다는 방안을 협상안으로 마련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한미간의 파병관련 협상이 진전을 보지못함에 따라 이라크파병문제는 오는 16일 방한하는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과의 한미국방장관회담과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가닥을 잡을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주도하고 있는 비전투병중심의 파병방안이 파병결정당시의 기류처럼 전투병중심으로 바뀔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이라크 현지상황이 파병결정때보다 악화되고 있는 데다 파병을 결정했던 터키 등이 파병방침을 철회하는 등의 국제정세의 변화, 전투병파병에 대한 여론의 부담 등을 의식하고 있는 청와대는 핵심참모들까지 나서 비전투병파병을 주장하고 있다.

문희상 청와대비서실장은 "이제부터 미국과 여러 안을 놓고 협의해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나종일 국가안보 보좌관은 "전투병, 비전투병 파병으로 좁게 봐서는 안된다.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의 은혜를 입었다는 생각이 들도록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전투병파병안을 내놓은 우리 정부에 대해 미국측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면서 압박을 하고 있어 북핵문제에 있어서 미국의 보다 적극적인 해법제시 등을 통한 진전을 기대하고 있는 노 대통령으로서는 한미관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비전투병안을 고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 대통령의 함구령속에 이라크파병관련 라인은 파병문제를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사진:8일 오전 여의도 열린우리당 당사에서 김원기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당현안 대책 마련을 위한 제1차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