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로 시스터즈(장현진, 박수란, 이희정). 계명대 무용학과에 다니는 19세 동갑내기인 이들은 대구 동성로 한 노래방 자판기에서 찍은 동영상이 인터넷을 떠돌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유명세를 타다가 지난 4일과 18일 SBS 최수종쇼에 출연하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80년대에나 유행했던 촌스런 그룹명에 막춤과 엽기적인 표정, 기교 없는 노래는 이들의 강력한 무기. 이들의 퍼포먼스는 한번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다시 찾게 되는 엄청난 중독성을 자랑한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팬카페에는 20일 현재 2만2천명에 달하는 회원들이 등록했다.
▲평소대로 놀았을 뿐인데…
노래방 반주기에서 흐르는 경쾌한 멜로디, 평범하게 보이는 세 명의 여학생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기괴한 막춤에 짐 캐리도 울고 갈 엽기적인 표정들이 화면을 가득 메운다.
멀쩡한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눈을 희번덕거리기도 하고 팔다리를 기묘하게 꺾어댄다.
이윽고 노래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함을 되찾는 세 명의 여인들. 섹시함과 엽기, 깜찍함이 버무려진 이들의 가무에 웃음을 참을 자 누구인가.
동성로 시스터즈는 최근 연예계의 코드로 자리잡은 섹시함이나 쿨한 모습하고는 거리가 멀다.
가사나 무드를 무시하는 사팔뜨기 표정과 사지를 뒤트는 춤이 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사실 저희는 고 1때부터 노래방에서 해왔던 놀이에요. 갑작스런 인기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저희 모습을 보고 기분이 좋아졌다는 얘기를 들으면 가슴이 뿌듯하죠(장현진).
사실 일반인들은 쉽게 망가지려 하지 않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일반인인데도 다양한 표정이나 율동이 자연스럽게 나오니까 신기한가봐요(박수란).
이들에게 있어 뛰어난 가창력이나 멋들어진 춤은 중요치 않다.
가장 중요한 건 흥이다.
짜 맞춘 안무보다는 노래에 맞춰 신나게 춤추면서 나오는 애드립이나 표정, 동작들이 더욱 맛깔스럽다.
이들은 사람들과 친해지는 방법도 남다르다.
먼저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일단 노래방으로 데려가 그야말로 쌩쇼를 한번 보여주면 된단다.
▲시선을 끄는 그들만의 매력
동성로 시스터즈가 보여주는 노래방 퍼포먼스에는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그들만의 매력포인트들이 눈에 띈다.
하나. 꾸며내지 않은 평범함과 솔직함. 기성 연예인과는 다른 풋풋함을 자랑하며 망가지는 것보다는 남을 웃기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둘. 상상을 뛰어넘는 엽기 춤과 표정. 머리를 쥐어뜯으며 분위기를 잡거나 콧구멍을 벌름거리며 카메라로 얼굴을 들이댄다.
벽을 붙잡고 흐느적거리기도 하는데 막춤같이 보여도 한국 무용 전공자들답게 동작과 호흡에 짜임새가 있다.
셋. 기교를 배제한 순수. 탬버린이나 가발, 화장 등의 도구는 기피 대상이다.
지나친 기교나 억지스러운 웃음은 역효과만 낸다
그냥 의식하지않고 즐긴다.
넷. 환상의 팀워크. 4년이 넘도록 노래방에서 호흡을 맞춰온 이들은 서로의 눈빛만 봐도 다음 동작을 알 수 있다.
다섯. 독특한 개성들의 절묘한 조합. 도발적이고 섹시한 이미지의 박수란, 남다른 정신 세계를 얼굴로 표현하는 이희정, 귀엽고 깜찍함이 무기인 장현진. 이들의 남다른 개성들은 결코 혼자 튀지 않고 자연스럽게 융합된다.
▲연예계로 진출?
최근들어 인터넷에 자신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려 네티즌의 평가를 받는 현상이 인터넷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얼짱이나 노래짱 등은 연예계로 입성하는 관문이 되기도 한다.
사실 이들은 연예계 진출을 위해 노래방 동영상을 찍은것은 아니었다.
그저 친한 친구들끼리 고교 시절을 기념하기 위해서였을 뿐.
오로지 재미있기 때문에 그렇게 놀았던 것이지 이 걸로 연예계로 진출하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이희정).
누구나 한번쯤은 연예인을 꿈꾸기도 하죠. 주위에서 추천을 많이 하시니까 고민되지만 많이 망설여져요. 너무 힘들기도 하고 모든 사람들이 저희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가끔 욕설로 메시지를 남기는 분들도 있거든요(장현진).
저는 어렸을 적부터 연예인이 꿈이었어요. 예쁜 어린이 선발대회에 나가기도 하고 중 1때는 지역 통닭 업체의 CF에도 출연하기도 했구요. 이번이 좋은 기회니까 꼭 잡고 싶어요(박수란).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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