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안에는 대회가 끝난 지금도 환한 미소가 가득하다" "지금와서 그만두면 우짜노? 이미 시작한 것, 집안일은 내가 도와 줄테니까 끝날 때까지 열심히 해야지" "대구가 다시 부른다면 만사를 제쳐놓고 언제고 달려갈 것이다".
세계 젊은이들의 열기가 달구벌을 달군지 3개월. 그때 그 한여름 폭염속을 아무런 대가도 없이 누볐던 1만여명의 자원 봉사자들이 느꼈던 생생한 경험과 이야기, 당시의 함성을 다시 한번 들려주는 '제4의 물결, 자원봉사'란 책이 출간됐다.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회가 29일 자원봉사자들의 체험수기를 모아 내놓은 이 책에는 총263편의 수기 가운데 뽑힌 22편의 작품들이 소개돼 U대회의 추억을 새롭게 하고 있다.
공모수기에는 자원봉사에 나서기까지 겪었던 가족간의 갈등이나 자원봉사 활동을 벌이면서 부닥치게 된 잊지못할 사연들 그리고 일부 그릇된 봉사자들의 꼴불견 목격담, 조직위의 엉성했던 대회준비, 봉사에 따른 보람, 언론의 잘못된 보도행태, 평생의 추억으로 간직할 이야기 등 봉사기간중 온갖 일들을 중계되듯 적혀 있다.
이번 수기공모에서는 박동옥(여.대구)씨가 최우수상을, 원숙연(여.대구) 김지희(여.서울) 이영자(여.미국)가 우수상, 곽수영(대구)씨 등 5명이 장려상, 김종태(대구)씨 등 13명이 입선했다.
남편의 반대를 설득, 두아들은 물론 홈스테이 온 학생과 함께 의료 자원봉사에 나섰다 이번 공모에서 최우수상수상자로 선정된 박동옥씨는 "자리에 들면 어느 새 잠이 들고 만다"며 당시를 떠올리면서 "작은 힘이 모여 아주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U대회"라며 그 때를 회상했다.
떨어지지 않으려는 두자녀를 고모집에 맡기고 자원봉사를 한 주부 원숙연씨는 "아이들이 자는 늦은 밤이나 새벽에 졸면서 컴퓨터를 켰고 사이버 교육을 받았다"면서 반대하던 남편까지 설득했던 과정을 적으며 "나의 8월은 아주 특별하고 소중하게 만든 추억이 선수촌 구석구석 배어 있었다"고 회상했다.
시부모 등 7명의 가족을 떠나 서울에서 내려와 공직자 재산신고까지 연기하고 봉사활동을 폈던 김지희씨는 "가장 큰 교훈은 인내와 겸손이었다"면서 "일부 VIP통역자들은 그러나 자신이 VIP라 생각하는 것 같았으며 일부 방송국은 VIP 통역자 등을 취재했고 그런 사람들은 기고만장한 표정으로 다니기도 했다"라 꼬집었다.
미국에 거주하며 30년만에 다시 대구에 들렀다는 통역봉사자 이영자씨는 자신을 위해 택시승차도 양보했던 시민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면서 "한국의 국제대회 자원봉사가 여섯번째"라면서 "대구가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오겠다"고 후일을 기대했다.
한편 조직위는 29일 오전 조직위에서 시상식을 가졌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