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 대목의 국회 의원회관은 너무 썰렁했다.
지난해 설은 물론 추석 때만해도 선물을 주고 받느라고 북새통을 이뤘던 데 비하면 달라져도 너무 달라진 모습이다.
20일 대구 출신 산자위 소속 한 의원실엔 선물 꾸러미가 한두개 눈에 띄었다.
추석 때는 산자위 산하 기관 등에서 보낸 선물로 가득했었다.
교육위 소속 한 의원실도 상황이 비슷했다.
의원 보좌관인 이모(44)씨는 "의원에게 20, 30개 이상 선물이 들어왔고 보좌진에도 서너개씩 돌아왔으나 이번에는 김 하나가 전부"라고 했다.
한나라당 열린우리당 민주당 할 것 없이 중앙당 사무실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대선 전 설 명절 때는 각당 주차장이 선물 꾸러미로 가득 채워졌었으나 올해는 인적 조차 드물었다.
열린우리당 이상수 조직팀장은 "예년엔 의원들이 선물을 많이 돌려 주요 당직자에게 선물이 스무개 정도는 들어왔었지만 이번에는 의장 등 4명만 선물을 돌렸다"고 전했다.
설 대목 여의도가 썰렁한 이유는 여러가지다.
먼저 불법 대선자금 수사 등으로 정가에 돈이 묶인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기업이 돈을 주지 않으니 의원이 쓸 돈이 없는 게 당연하다.
의원 임기가 만료되기 직전이란 국회 상황도 한 몫하고 있다.
의원에게 잘보여야 하는 피감기관 등이 다시 당선돼 국회로 돌아올지 않을지도 모르는 의원에게 선물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때문인 듯 하다.
현역 의원들의 총선 불출마 선언 러시도 한 요인이라고 한다.
박관용 국회의장 등 다선(多選)과 고령의 어른으로서 선물을 돌리곤 했는데 불출마 의원들의 상당수가 이들이었다.
여기다 정부가 공직자 기강 확립 차원에서 선물 수수에 대한 암행감찰을 벌인 것도 선물 인정이 마르게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이런 여의도 분위기에 대해 "정치권이 맑아지는 증좌가 아니겠느냐"는 긍정 평가와 "경제난에 인정까지 메말라가고 있는 듯하다"는 아쉬움이 엇갈리고 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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