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디어활용교육/컷!컷!컷!-'천의 얼굴' 잭 니콜슨 악마적 이미지 압권

'어 퓨 굿 맨'에서 제셉대령 역을 맡은 잭 니콜슨은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의 쇳소리 섞인 독특한 발음과 얇은 눈, 앙 다문 입술에서 카리스마가 물씬 묻어납니다.

많은 영화를 찍었지만, 순하고 착한 이미지로 나온 영화는 거의 없습니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로맨틱 코미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서도 괴팍하고, 안하무인인 작가로 나오죠. 최근작 '어바웃 슈미트'는 열심히 살다 아내가 죽고, 직장에서도 쫓겨난 초로의 노인역을 리얼하게 연기했습니다.

외로움과 회한이 얼마나 짙게 풍기는지 가슴까지 찌릿했습니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나 '차이나 타운',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는 그의 연기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작품들입니다.

그의 작품 중 가장 압권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샤이닝'이라는 작품입니다.

깊은 산 고풍스런 호텔. 폭설로 겨울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 이 외딴 호텔에 한 가족이 옵니다.

겨울동안 호텔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죠.

그러나 호텔은 악령의 기운이 넘쳐납니다.

아버지는 결국 가족을 죽이려는 사악한 악마로 변해갑니다.

폐쇄공간에서 점점 광기스럽게 변해가는 그의 모습은 영화 내내 관객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갑니다.

특히 도끼를 들고 아내를 죽이려 달려가면서 여보, 나 집에 왔어(Honey! I'm Home)라는 대사는 시니컬한 모습의 잭 니콜슨이기에 더욱 리얼했습니다.

어머니로 알고 있는 이가 알고 보니 가장 나이가 많았던 누나로 밝혀져 화제가 되기도 했죠. 모델과의 스캔들, 다혈질의 성격, 괴팍한 독설 등도 그의 악마적 이미지를 더욱 견고하게 해준 에피소드들입니다.

1937년 출생해 22살에 영화에 데뷔했습니다.

그러나 69년 '이지 라이더'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되면서 비로소 세인들의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그 사이에 2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죠.

배우들 중에는 갈수록 연기에 물이 오르는 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잭 니콜슨은 시대를 넘어 빼어난 연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천부적인 연기자에 속합니다.

김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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