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최병렬 총선 불출마 권고

한나라당 공천심사위가 최병렬(崔秉烈) 대표에 대해 17대 총선에 불출마를 권고키로 결정함에 따라 최 대표의 반응이 주목되고 그에 따라 격화일로를 걷고 있는 당의 내분사태가 수습될지 주목된다.

김문수(金文洙) 공천심사위원장은 18일 "최 대표가 그동안 밝혀왔던 대로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거취를 공천심사위에 맡기겠다는 뜻에 따라 지역구 공천은 물론 비례대표 배정도 고려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는 17대 총선에 최 대표 불출마를 요구한 소장파 의원들의 주장을 공천심사위가 수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최 대표의 반응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총선 불출마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해 온 것에 비춰 최 대표의 의사와는 분명히 거리가 있어 보여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대표는 17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총선을 두달 앞두고 새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은 한국 정당사를 통틀어 없었던 일"이라면서 "계보도 없는데 총선 불출마까지 선언하면 무슨 힘으로 당을 지휘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최 대표가 이를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최 대표가 내놓은 수습책에 대해 당내에 비판론이 확산되고 지금까지 가만히 있던 중진들까지 나서 퇴진 주장을 내놓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반발기류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소장파들은 18일 별도의 모임을 갖고 당의 추가적인 조치를 지켜본 뒤 구체적인 2단계 투쟁방향을 결정키로 했다.

남경필 의원은 "이제 지도부의 결단을 요구하는 단계는 넘어섰으며 뜻을 같이하는 선배들과 모여 함께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오 전 사무총장도 "최 대표의 리더십이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면서 소장파와 행동을 같이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 대표가 계속 자신의 주장만 되풀이할 경우 총선을 두달 앞두고 당이 쪼개지는 최악의 사태가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현재 한나라당의 분위기이다.

최 대표의 운신의 폭을 더욱 좁히고 있는 것은 중진들의 움직임이다.

당내 공직자 출신 모임인 한백회 소속 의원 등 중진 10여명은 이날 밤 모임을 갖고 최 대표를 성토한데 이어 18일 다시 모이기로 했다.

한백회 회장인 유흥수(柳興洙) 의원은 "다선에 나이 많고, 5.6공 출신인 최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한 우리들과 다를 게 뭐 있느냐"며 "대표가 살신성인의 자세는 보이지 않고 이회창.서청원(徐淸源) 두 사람을 청소하겠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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