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경감 대책의 하나로 추진되는 'EBS 수능 방송 및 인터넷 강의'가 지역, 계층간의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는 4월 1일부터 수능전문채널로 운영되는 'EBS 플러스 1'을 시청할 수 없는 가구가 많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소외계층의 인터넷 이용이 쉽잖기 때문이다.
◇EBS 방송의 '사각지대'=대구 지역의 경우 난시청 지역이 많아 케이블TV 가입률은 전국 평균보다도 다소 높은 92% 정도지만 저소득층이 몰려 사는 지역일수록 가입률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TV 동구방송 관계자는 "반야월이나 안심 지역은 가구수에 비해 가입률이 저조한 편"이라고 말했다.
경북은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특히 케이블 망을 깔기 힘든 농촌이나 산간지역의 가입률은 30%를 겨우 넘는 실정이다.
케이블TV 푸른방송(달서구.달성군) 전상욱 기획팀장은 "이익보다 비용이 훨씬 많이 들어가는 50~100가구 단위의 소규모 마을에 케이블 망을 설치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따라서 이 지역 수험생들은 결국 위성방송에 가입해야 하는데 셋톱박스 등의 설치비용 10만 8천원과 함께 매월 1만원의 수신료는 적지않은 부담이다.
◇인터넷이 더 큰 문제=인터넷 강좌는 상.하위권 학생과 소수 선택 과목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유용하다.
하지만 멀티미디어 보급률이 낮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저소득층에게 인터넷 동영상 강의는 '남의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 19일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발표한 '2003년 정보격차 해소 백서'에 따르면 월 100만원 이하의 소득 가구 컴퓨터 보급률은 대구의 경우 전국 평균 78.6%에 못 미치는 73.7%였고 경북은 62.5%에 그쳤다.
더구나 무료로 제공되는 인터넷 강의를 듣기 위해서는 100만원이 넘는 펜티엄 4 이상 컴퓨터와 매월 3만원씩 내는 초고속통신망에 가입해야한다.
◇대책은 없나=교육인적자원부는 전국 초.중.고교에 보급한 위성방송 수신기와 프로젝션TV 활용 현황을 조사해 필요하면 국고로 교체해주고 컴퓨터와 인터넷 통신 속도를 점검, 주문형 비디오(VOD) 수신에 차질이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20일 밝혔다.
또 소년소녀가장 등 컴퓨터 및 인터넷 통신비 지원 대상을 6만명에서 10만명으로 확대하려던 계획을 2006년까지 실시하기로 했다.
아울러 △케이블망 설치 확대 △수신료 인하 △EBS 위성방송 채널 의무화 △수능 방송 공부방 설치 등의 문제를 관련부서와 논의할 예정이다.
경북의 한 고교교사는 " 교육방송을 시청하기 어려운 사정의 학생들은 불안감과 상대적 차별을 느낄수있다" 며 "시급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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