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 4.15 총선 구도가 '단순 구도'로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양강 구도에 민주당 강세 지역도 많아 특히 수도권의 경우 '인물 선거'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탄핵이란 핵폭풍이 모든 변수를 잠재우고 '탄핵 찬성 대 반대' 또는 '친노(親盧) 대 반노(反盧)' 구도로 단순화 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
'단순 구도'는 여야 공히 예측하고 있다.
다만 기대하는 방향이 다를 뿐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친노(親盧) 대 반노(反盧)' 구도를 그린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30%선 안팎이라 이 구도라면 필승이라고 계산한 듯하다.
◇한나라당=최병렬(崔秉烈) 대표는 14일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천장 수여식에서 "17대 총선은 우리가 원하든 원치않든 친노-반노의 사생결단적 전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 대표는 "지금 상황은 진보세력의 가면을 쓴 노무현 정권과 사회단체를 위장한 급진세력이 한 깃발 아래 결탁해 중도보수 세력을 파괴하려는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강조, 건전 시민의 대동단결을 호소했다.
최 대표의 이런 언급은 친노-반노 구도로 갈 경우 탄핵에 대해 국민의 70% 이상이 반대하면서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지만 말없는 다수인 중도보수 세력이 결집해 노 대통령의 실정을 심판,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민주당도 총선이 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되면 유리하다고 보고 친노 대 반노 구도로 몰아가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탄핵안 가결 이후 당 밖은 물론 당내 역풍도 강해 집안 단속이 더 바쁜 실정이라 구체적 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조순형(趙舜衡) 대표가 14일 "탄핵안 가결에 힘을 보태준 한나라당-자민련과 공조하겠다"며 야권공조로 탄핵 정국을 돌파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열린우리당=열린우리당은 '탄핵 반대 대 찬성' 구도로 총선이 치러질 것으로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 70%가 탄핵에 반대하고 있어 국정안정을 기대하는 심리가 표로 이어질 경우 당초 목표였던 120석을 넘어 과반 의석을 달성할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탄핵의 폭풍이 워낙 거세 한달 뒤면 치러질 총선까지 탄핵 찬성 대 반대 구도를 흔들 어떤 변수도 없을 것이란 예측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역풍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당초 의원 총사퇴와 법적 싸움 등 강경 입장에서 장외 투쟁을 하지 않고 민생을 챙기고 국정 안정에 힘쓰는 여당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 의장은 이와 관련, 당장 야3당 대표의 정국 안정을 위한 회동 요구를 거절하고 독자행보를 하고 있다.
야3당의 병주고 약주려는 수법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우리당은 또 18일 임시국회를 열어 고건(高建) 대통령권한대행의 시정연설을 듣는 것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대통령을 탄핵해 국가를 뒤흔든 야3당은 국정 안정을 함께 논할 가치조차 없다는 것이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사진 : 15일 오전 탄핵정국을 맞이한 각당의 표정. 위로부터 한나라당, 민주당, 열린우리당(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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