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리어리 연타석 홈런친 삼성 5-10 패해

대구 삼성라이온즈를 두고 '장타력의 팀'이라고 부르는 것은 빈말이 아니다. 삼성이 1982년 프로야구 탄생부터 지난해까지 22년동안 터뜨린 홈런은 무려 2천724개. 부산 롯데자이언츠(1천562개)와 비교하면 엄청난 장타력을 소유한 팀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삼성은 프로야구 출범 후 10시즌 팀 홈런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이승엽, 마해영이 합작한 홈런은 98개로 두산(90개)과 롯데(73개)가 1년동안 기록한 팀 홈런 수보다 많다.

이런 삼성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이승엽, 마해영이 팀을 빠져나가면서 큰 고민에 빠졌다. 장타력에 의존해 승수를 챙기던 삼성이 한순간에 100개 가까운 홈런이 사라짐에 따라 느끼는 공허감은 팀 전체를 불안에 빠져들게 할 정도였다.

이 때문에 당초 용병 2명을 모두 투수로 채우려던 방침에서 급히 장타력을 가진 타자를 영입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또 장타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박한이를 홈런타자로 변신시키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일부는 진갑용이 홈런을 터뜨려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장타력에 대한 삼성의 고민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이런 배경속에 삼성이 고심을 거듭한 끝에 영입한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7시즌을 풀타임으로 뛴 트로이 오리어리다. 이 때문에 올 시즌 오리어리의 활약은 팀 성적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사기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

오리어리는 팀의 고민을 알고 있다는 듯 5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려 코칭스태프를 기쁘게 했다. 팬들도 오리어리가 2개의 홈런을 친 뒤 마치 경기에 승리한 것처럼 기뻐했다.

오리어리는 삼성이 0대4로 뒤지던 4회말 2사 주자1루에서 상대투수 김장현의 3구 체인지업을 통타, 우월 2점홈런을 터뜨렸고 2대10으로 뒤지던 7회말 무사에서 역시 김장현의 3구 직구를 때려 우중월 솔로홈런을 만들었다.

특히 오리어리는 풀스윙이 아닌 방망이를 볼에 갖다대는 듯한 자세에서 홈런이 터져나와 대단한 파워의 소유임을 느끼게 했다. 전날 개막전에서도 홈런을 터뜨렸던 오리어리는 이로써 홈런 3개를 기록, 홈런부문 단독 선두를 달렸다.

삼성은 오리어리의 연타석 홈런에도 불구하고 롯데 선발 김장현의 구위에 눌러 타선이 침묵을 지키며 5대10으로 패했다. 삼성 선발 김진웅은 5이닝동안 23타자를 맞아 삼진 6개를 잡았지만 안타 6개를 내주며 5실점했다.

최근 투구 밸런스가 무너져 선발로테이션에서 빠진 배영수는 중간계투로 나와 2이닝동안 12타자를 상대로 안타 5개에 5실점하며 부진했다.

서울 두산베어스는 광주 기아타이거즈를 7대1로 눌렀고 수원 현대유니콘스는 대전 한화이글스를 4대3으로 물리쳤다. 서울 LG트윈스는 인천 SK와이번스를 12대6으로 완파했다. 이날 승패에 따라 8개구단 모두 1승1패를 기록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프로야구 대구전적(5일)

롯 데 022 013 200-10

삼 성 000 200 120-5

△승리투수=김장현(1승)

△패전투수=김진웅(1패)

△홈런=오리어리 2.3호(4회 2점.7회 1점, 삼성), 박기혁 1호(6회 3점, 롯데)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