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덕군민의 날 재조정" 한목소리

복사꽃 만개 시점을 기준으로 정한 '영덕군민의 날'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지난 1998년 2월 제정된 영덕군 조례에 따르면 영덕군민의 날은 매년 4월17일. 복사꽃 만개 시기를 기준한 것이다.

군민의 날을 전후해 영덕대게축제와 영덕군민체육대회도 열려 영덕군의 연중 행사 중 가장 성대하다.

또 출향 인사들도 상당수 참여한다.

그러나 최근 몇년새 4월17일이 복사꽃 만개시점이 아니라는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복숭아 과수원을 경영하는 이원형 영덕군의원은 "군민의 날 조례 제정 당시에는 4월17일쯤이 만개시점이었으나 그후 기온이 올라가면서 개화시기가 일주일 정도 빨라졌다"고 했다.

실제로 올해도 강구의 대게축제장을 둘러보고 복사꽃을 감상하러온 관광객들은 이미 꽃이 져버려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올해 복사꽃 만개시기는 4월7~9일. 군민의 날 행사가 열린 17일쯤에는 벌써 복숭아 열매 솎아 내기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군민의 날을 조정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전국적으로 알려진 영덕대게축제와도 연관이 있기 때문. 영덕대게축제는 군민의 날을 전후해 3일동안 개최되는데 매년 4월17일쯤이면 대게가 뻘속으로 잠자러 가는 시기다.

따라서 대게 어획량도 시원찮다.

또 맛도 3월이나 4월초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강구 일대 상가 및 어민들은 오래 전부터 대게축제 시기 조정을 거론해 왔다.

그러나 군민의 날 조례에 묶여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4월17일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 강구에서 대게 판매업소를 운영하는 김모(49)씨는 "대게축제와 복사꽃잔치는 관광객을 많이 불러모아 소득을 올리는데 무게를 두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볼 때 군민의 날 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올 행사에 참가했던 한 농민도 "복사꽃이 지고 난 뒤 10여일이 지나면 담배 이식 등으로 일손이 바빠질 때"라면서 "봄 중 가장 한가한 시기는 복사꽃이 필 때인 만큼 영덕군은 이 부분도 고려해 군민의 날과 복사꽃 축제, 대개축제 시기를 열흘쯤 앞당기도록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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