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이 사라지고 있다는 요즘 70대 할머니가 30여년 전 못다 낸 수술비를 갚는다며 병원에 500만원을 두고 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경북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5시쯤 경북대병원 원무과를 찾은 평범한 옷 차림의 서모(75.서구 내당동) 할머니가 "35년 전 경북대병원에서 자궁수술을 받았으나 형편이 어려워 병원비를 절반만 내고 밤에 몰래 도망갔는데 지금까지 죄책감 때문에 병원 근처를 피해 다녔다"며 500만원을 전달했다는 것.
국민건강보험이 도입되기 전까지 이처럼 병원비가 없어 '야간 도주'하는 일은 병원에서는 당시 흔한 일이었다. 서 할머니가 "남은 병원비가 얼마인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지만 이 돈은 그동안 푼푼이 모은 전 재산이다"며 "늦었지만 빚을 갚게 돼 마음이 놓인다"며 눈물을 글썽였다고 원무과 직원들은 전했다.
경북대 김병호 원무과장은 "할머니의 형편이 넉넉치 않은 것 같고 아주 병약해 보여 차라리 그 돈으로 건강검진을 받거나 몸에 좋은 음식이라도 사드시라고 권했지만 제발 받아달라며 하소연해 돈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병원측은 이 돈을 병원직원들이 성금과 외부 기탁금으로 운영하는 사회사업후원회에 맡겨 가난한 환자들을 돕는데 사용키로 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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