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국 연극제-알고 보면 재미백배

18년 만에 지역을 다시 찾은 2004 전국연극제. 전국 15개 시.도 대표 팀들이 선사하는 최고의 만찬을 제대로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참가극단 작품들의 정보를 미리 알고 공연장을 찾는 것도 한 방법일 터. 연극제 출품작들의 '창조, 그 자유의 몸짓' 속으로 떠나본다.

◆울산 극단 '푸른가시'의 '작은 할머니'

제22회 전국연극제의 첫 번째 무대다.

극단 푸른가시는 지난 1988년 창단공연 '열해' 이후 42회의 정기공연 등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울산 연극계의 버팀목이다.

'작은 할머니(엄인희 작.전우수 연출)'는 1900년대 중반까지 공공연하게 성행했던 한 '씨받이' 여성의 이야기. 김씨네 씨받이로 들어온 여성이 아들을 낳지만 평생 자신이 생모라는 사실을 숨긴 채 살아가는 기구한 운명을 담고 있다.

여성주의 작가 엄인희의 대표작인 이 작품은 일제수탈의 시기, 광복, 그리고 찾아온 격동기, 한국전쟁, 유신시절, 민주화운동 등 역사적 현장 속에 빠짐없이 존재했지만 그 틈바구니에 끼여 숨 한번 제대로 못 쉬며 살아왔던 우리 어머니 세대들의 이야기다.

공연 내내 눈물이 흐르는 손수건이 절실한 연극. 16일 오후 4시·7시 대구문예회관. 053)606-6121.

◆광주 극단 '진달래피네'의 '이어진 인생사애'

극단 '진달래피네'는 1998년 제16회 전국연극제 대상 수상과 네 번의 전국연극제 참가 등 1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광주 대표 극단.

'태백산맥'같은 전라도 민중의 한과 사랑을 표현한 지역색이 물씬 풍기는 작품을 무대에 많이 올리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최근엔 '묻지마라, 갑자생!', '취선록', '몽연' 등 다수의 창작품을 통해 새로운 부흥기를 맞고 있는 극단.

이번 전국연극제 출품작 '이어진 인생사애'(최영화 작.연출)도 새로운 연극문법의 제시와 대중성 창출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두고 기획된 창작극. 뒷골목 인생들의 삶이 함께 맞물려 돌아가는 우리네 이어지는 인생사를 그린다.

올 광주연극제에서 최우수상, 연출상, 남자연기상, 남녀신인상, 아역특별상 등을 휩쓸며 광주 연극계의 역사를 다시 썼다는 이 작품은 이번 연극제의 최대의 화두다.

17일 오후 4시.7시 대구오페라하우스. 053)666-6000.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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