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면 강변의 갈대밭에서 비파소리가 난다'. 오래 전 금호강은 맑고 풍부한 물이 흐르던 아름다운 강이었다.
하지만 1980년대 상류에 영천댐이 건설되고 각종 오염 물질이 유입되면서 생활하수와 공장폐수만 흐르는 '낙동강 오염의 주범' 취급을 받아왔다.
2004년, 금호강의 모습은 그동안의 부정적인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2002년 안동 임하댐에서 영천댐까지 도수로를 만들어 유지용수를 공급하고 '금호강 살리기 운동'이 본격화 하면서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다.
대구 도심을 통과하는 금호강에서도 특히 '안심습지'는 자연 하천의 생태가 잘 보존된 생태 공원으로 꼽히고 있다.
TBC는 17일 오후 7시부터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안심습지의 봄'을 방송한다.
4개월에 걸쳐 제작된 이 작품은 금호강 중류에 위치한 안심습지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새들과 야생동물을 카메라에 담았다.
도심에서는 볼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갖가지 천연기념물이 공생하고 있는 안심습지의 생태는 놀랍기만 하다.
제작진은 멸종위기에 처한 수리부엉이(천연기념물 324호)와 고라니 등이 안심습지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또 50m 높이의 고압철탑 위에 둥지를 튼 맹금류 황조롱이가 뱁새 '오목눈이'를 사냥해 새끼에게 먹이는 장면을 포착하기도했다.
또 겨울철새들이 떠난 습지에서 물닭, 흰뺨검둥오리, 쇠제비갈매기 등 텃새들이 둥지를 틀고 산란하는 과정도 소개한다.
2003년 태풍으로 탈진한 수달 새끼가 발견된 이후 자취를 감췄던 수달이 안심 습지에서 먹이 사냥에 나서는 모습도 볼거리다.
특히 일본 이즈미에서 겨울을 보낸 세계적인 희귀종 흑두루미(천연기념물 228호)의 북상 경로에 안심습지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처럼 안심습지는 도심 생태계의 보고임에도 보존의 노력은 아직 부족하기만 하다.
강변을 따라 조성된 도로로 주변과 단절되어 있고 대구선 철로 이설과 낚시꾼들의 출입, 농경지 개간 등으로 습지는 서서히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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