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각-농촌에 사람을 심자

최근 한 조사자료에 의하면 농가경영주 절반 이상은 60세 이상의 노인들이며, 게다가 배우자와 사별하고 홀로 농사짓는 1인가구가 계속 증가하여 농촌 미풍양속인 두레와 품앗이마저 사라져 가고 있다고 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5년 후 농촌 생활이 현재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보는 농업인은 10명 중 1명이고, 3명 중 2명은 현재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연 이대로 우리의 농업은 희망을 잃은 사양산업으로 전락하고 말 것인가? 과거엔 농사짓는 사람은 백가지(많은) 전문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직업을 뜻하는 성(姓)을 덧붙여 백성(百姓)이라는 말이 유래했다는데 그렇다면 농업과 관련시켜 이 시대 백성의 의미를 한번 생각해 보자. 농사를 짓는데는 많은 기술이 필요하지만 그에 대한 전문적 활용이 더욱 중요시된다.

갈수록 바이오 테크놀로지와 인터넷을 활용하는 다양한 새로운 기술이 응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농업인에게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새로운 지식체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전통농업과는 다른 새로운 생명과학산업을 행하는 농업인이 바로 21세기의 백성, 즉 21세기형 농업인이다.

경영.정보.기술 등의 지식이 농업의 경쟁력을 결정하고, 전통적 방식의 농업은 기술과 자본이 집약된 종합농업산업으로 탈바꿈하며, 따라서 비농업 부문과의 협력을 통해 아이디어 산업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또한 변화하는 농산물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시장은 항상 변하며 최근의 감성화, 안정성, 편리성 등 소비자의 새로운 요구에 잘 대처하여야 한다.

다윈은 살아 남는 종(種)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가장 강한 것도, 가장 현명한 것도 아닌 환경변화에 가장 잘 대응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농업분야의 인재양성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지금 농촌에서는 농업과 농촌을 짊어지고 나갈 꿈나무가 줄어들고 있다.

아기 울음소리가 그친 지 오래이고, 학교는 하나 둘 문을 닫아 농촌은 점점 삭막해져 가고 있다.

최근 정부에서 농업인 자녀 농과대학생에게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기로 한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아울러 농촌에 계속 머물 수 있도록 교육, 의료 등 삶의 질 향상문제를 비롯하여 살 만한 농촌이 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야 한다.

지금 농촌에 사람을 심어 기르는 것이야말로 농업과 농촌을 지키고 나라의 장래를 설계하는 기본 중의 기본이며 최우선의 농정 과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60년대 고향 농촌의 민둥산에 나무심기 운동을 펼쳐 지금의 농촌에 울창한 숲이 이루어진 것처럼.

강해도 농협 구미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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