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임단협 무교섭타결 '러시'

포항과 구미지역 대기업을 중심으로 임단협 무교섭 타결 사업장이 늘고 있다.

올들어 무교섭으로 임단협을 마무리한 포항지역 업체는 포철산기, 조선내화, 흥화공업, 애경공업, 포스렉, 삼정피앤에이 등 중견규모 이상 기업만 10개사에 이르며, 동국제강 등 일부 업체는 이미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한 상태다.

포항노동사무소는 이와 관련, 포스코 노사가 지난 11일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한 것을 계기로 임단협 무교섭 타결 사업장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구미지역도 LG필립스LCD 등 노조가 없어 노사협의회를 구성한 업체 11개사를 포함해 임단협 타결 사업장의 70~80%가 무교섭 형태로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구미노동사무소에 따르면 구미.김천지역의 임금교섭 지도 대상업체(100인이상 종업원, 자체적으로 임금결정권이 있는 업체) 118개사 가운데 18일 현재 임단협을 마무리한 업체는 모두 29개사로 타결률이 24.6%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임단협 타결률 21.5%(107개사 가운데 23개사 타결)보다 3.1% 포인트 높은 것이다.

임금 인상률은 지난해 총액기준 8.5%, 통상임금기준 8.3%에서 올해는 총액 6.2%, 통상임금 6.1% 수준으로 인상돼 각각 2.3%포인트, 2.2% 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구미공단에서는 삼성. LG계열사 등 대기업의 경우 대부분 연초에 노사협상이 끝난 상태이고 현재 코오롱, KEC 등이 임단협 교섭을 벌이고 있다.

현재 대구.경북의 종업원 100명 이상 사업장 327곳 중 30% 선인 100여개 사업장이 분규없이 임.단협을 끝냈다.

사용자측은 무교섭 타결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포항공단 한 업체 임원 박모(51)씨는 "직원들이 회사를 믿고 일임해 준다면 회사도 섭섭한 대우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다른 한 업체 대표도 "내수침체, 유가폭등, 환율불안 등 악재가 겹쳐 있는 시점에 교섭권 위임이나 무분규 선언 등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민주노총 등은 무교섭 타결 증가는 사용자측에 의한 노동계 무력화 시도라면서 교섭권을 포기한 노조에 대한 비판도 함께 제기하고 있다.

민주노총 포항시협의회 서인만 의장은 "무교섭 타결은 노조활동을 위축시켜 결국 전체 노동자의 권익 후퇴를 부르는 반노동적 행위"라면서 "현장점검 및 실태조사 등을 통해 임단협 무교섭 타결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라고 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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