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가산 위에 떠오르는 밝은 햇살(鶴駕朝旭)/남산위에 피어오르는 뭉개 구름(蠶頭歸雲)/한천의 물고기 잡는 밤불빛과 아낙네들의 빨래 방망이 소리(漢水漁火)/유청들의 목동의 피리 소리(柳汀牧笛)/송포 들판의 김매는 농부의 노래소리(松浦耘歌)/서악사에서 은은하게 들리는 저녁 종소리(西菴暮鐘)/현산의 저녁 붉게 물든 하늘(峴山落照)/송대의 비갠날 밝은 달(松臺霽月).
향유(鄕儒)의 덕목을 실천하는 정희융(鄭希隆.62) 예천 교육장이 예천(醴泉) 팔경(八景)을 노래한 시다.
"한자는 우리문화의 뿌리이며 한글 어희는 75% 이상이 한자로 구성돼 한자를 모르면 한글을 이해하는데도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정교육장은 "20.30 세대들이 교육정책의 잘못으로 한자를 못배워 한맹(漢盲)이 되면서 인성을 중시하는 풍조가 사라져 경로효친 사상의 기초가 무너지고 있다"며 한학을 통한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어려서 할아버지와 아버지로 부터 한학(漢學)을 익혔다는 정 교육장은 1963년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40여년간 교육자의 길을 걸으며 한학 전파에 정진한 현대판 훈장선생이다.
"학생들에게 한자를 가르쳐 고문양서를 터특하게 하는 것은 삶의 근본을 가르치는 것이며 인내심과 어른 공경심, 삶의 지혜를 일깨우는 길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 교육장은 명심보감과 한시 등으로 생활한자 교본을 직접 제작해 학생들과 교사, 직원, 여성대학, 노인대학, 문화원등지에서 교육하고 있다.
특히 예천 한시모임인 양양문우회(襄陽文友會) 회원들과 매월 한차례씩 예천교육청 회의실에서 한시대회를 개최하는 등 한자교육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정 교육장은 "앞으로 주민들이 지역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외지 방문객들에게 소상히 소개할 수 있도록 향토사서 연구와 교육에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예천.마경대기자 kdm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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