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알짜상위 우리 몫-양보 못해

17대 국회 개원이 주말로 다가왔으나 여야가 자리다툼으로 원(院)구성 협상에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때문에 "변화된 국회상을 보여주기는 커녕 국회 의장단 몫과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로 지루한 말다툼만 벌인다"는 질책이 쏟아지고 있다.

"협상 막바지에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나눠먹기식 빅딜을 할 것"이라는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의 의혹 제기도 적지 않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30일 원내수석 부대표 회담에 이어 31일 원내대표 회담을 가졌다.

그러나 여야가 자당 입장만 똑같이 되풀이 한 채 결론 없이 협상 테이블을 뒤로 했다.

근 2주일 동안 같은 얘기만 반복한 셈이다.

열린우리당 이종걸(李鐘杰),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수석 부대표는 30일 "원(院)구성 문제를 다른 정치적 사안과 연계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국회 의장단 구성, 상임위원장 배분, 상임위원회 정수조정 문제는 "이견이 많아 차후 논의하자"며 말끝을 흐렸다.

국회 의장단 선출과 관련, 열린우리당은 "국회 부의장 자리 2석을 한나라당과 1석씩 나눠갖자"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은 "국회 의장을 열린우리당이 가져가는 만큼 한나라당과 비교섭단체에 1석을 줘야 한다"고 맞섰다.

또 상임위 배분을 두고는 열린우리당이 운영위를 비롯해 법사위와 재경위, 문광위, 예결특위, 건교위, 교육위 등 알짜 상임위를 독식하겠다고 나섰고 한나라당 역시 전략적인 이유에서 법사위와 재경, 정무위 등을 요구했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공공연히 "상임위원장은 한 석이라도 많은 정당이 가져야 한다(이 부대표)", "미국은 단 1석만 많아도 모든 상임위를 싹쓸이한다(김현미 대변인)"며 야당을 자극했다.

그러나 남 부대표는 "여당이 되시더니 많이 바뀐 것 같다"며 "그간의 국회 관행이 잘못된 것이라면 없애야겠지만 결코 잘못된 관행이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은 결코 양보할 수 없다"고 맞섰다.

여야 원구성 협상을 지켜보는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등 비교섭 단체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민노당은 30일 중앙당사에서 당선자 워크숍을 갖고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를 공식 요구하고 나섰다.

당선자들은 이날 "원 구성 등 국회운영에 대한 논의 과정도 투명하게 공개되고 국민들에게 검증 받아야 한다"면서 "국회 운영위원회가 있음에도 밀실에서 진행되는 교섭단체 끼리의 야합에 대해 강하게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만의 원구성 협상에 이의를 제기했다.

장전형(張全亨) 대변인은 "교섭단체만의 국회운영은 안된다"면서 "상임위원장은 의석수대로 열린우리당 9석, 한나라당 8석 그리고 비교섭단체에 2석을 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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