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군 영양읍 동부리에 있는 '영양고추장'은 부지 8천평, 연건평 1천500평 크기로 작업장 인부는 통틀어 25명이다.
이여형(李呂炯.69.전 영양군수) 회장이 반갑게 맞아준다.
"영양지역 농민들이 직접 생산한 최상품 고추를 관내 고추 작목반을 통해 매입, 이를 다시 자동 세척기를 통해 잔류농약과 금속 물질을 제거해 연간 3천600여t(일일 생산량 280t)의 고추장을 생산합니다.
지역의 고용창출 효과는 물론 영양고추의 명성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공장 현황설명인지 자랑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그만큼 품질에 자신있다는 것일 게다.
공장입구에서부터 철저한 위생관리를 위해 관계자를 제외한 외부인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 10년째 근무했다는 생산부 손영만(37) 차장은 "가장 깨끗하고 위생적인 환경에서 고추장을 생산하고 있다"며 전체 공정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전 공정이 자동시스템"이라고 역시 자랑이다.
갸웃갸웃. 공정에 대한 설명에도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다.
답답한지 옆에서 우리를 지켜보던 황금순(53.여)씨가 "일해 본 사람 같지 않은데…. 일 하려면 빨리 위생복으로 갈아입고 공장으로 가자"고 눈치를 준다.
미덥지못한 듯 한쪽에서는 "아저씨들, 고추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첫째도 청결, 둘째도 청결"이라고 외친다.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재채기부터 쏟아진다.
금방 콧물, 눈물이 나온다.
고춧가루에서 풍기는 특유의 매운 냄새 때문이다.
위생복 차림의 덩치 큰 사람을 쳐다보는 아줌마들의 시선이 곱지않다.
'저사람 여기가 놀이터로 착각하나'하는 눈치다.
그렇지만 매운 냄새 때문이 아줌마들의 시큰둥한 소리를 아랑곳할 정신이 없다.
안쓰러웠던지 지켜보고 있던 손 차장이 고추장 원료창고로 안내한다.
먼저 오전 중으로 소맥분 8천㎏(밀가루 20㎏짜리 400포대), 밀살 1천200㎏(40㎏짜리 30포대), 우리 콩 9천㎏(50㎏짜리 180포대, 고추장용 60포대.쌈장용 120포대), 고춧가루 800㎏, 고가당(물엿 종류로 수분조절용) 250㎏, 주정(방부제 역할의 알코올) 250㎏, 물엿 3t 등을 김시영(27)씨와 함께 운반하는 작업을 맡았다.
400m 떨어진 숙성실로 옮기는 작업이 녹록하지만은 않다.
지게차를 이용해 꼬박 2시간이 걸리는 작업량이다.
옮겨온 원료 가운데 콩과 밀쌀은 숙성실에서 5m쯤 떨어진 세척기로 다시 옮겨야 한다.
"아따, 허리 좀 펴가면서 천천히 옮겨".
보고있던 아줌마들이 독려인지 칭찬인지 한마디씩 해댄다.
다음은 세척한 40㎏짜리 밀쌀 30포대와 20㎏짜리 소맥분 400포대를 대형 발효탱크로 옮겨 혼합하는 작업이다.
김씨의 지시에 따라 혼합된 밀쌀과 소맥분을 20평 정도의 제국2실(대형 찜통)로 이송라인을 따라 옮겨 삶고, 다시 종균배양을 위해 섭씨 30℃에서 42시간 발효시킨다.
한참을 정신없이 우왕좌왕한 듯한 오전 11시쯤. 이제서야 제국1실장이 밖에서 담배 한대 피우라고 권한다.
짧은 휴식이 끝나고 정재섭(40) 공무관리실장의 안내로 숙성실에 들어갔다.
이 곳에 있는 스테인리스탱크 65개(개당 2.2t)에서 30~45일간 숙성, 다시 4개의 자아탱크(30t)에서 60일 동안 숙성된다.
숙성실 안은 막걸리 같은 술 냄새가 가득하다.
정 실장은 "15일 정도가 되면 막걸리 냄새가 나고, 다시 25일이 넘으면 정상 고추장의 향긋한 냄새가 난다"고 말해준다.
다시 재성공정(고추장 만드는 공정)으로 이동했지만 상세한 공정은 회사비밀이란다.
자연히 공정에 대한 설명도 이곳에서 끝이다.
다만 고추장을 만들기 위해 고추분, 물엿, 주정, 고가당 등을 혼합하여 1차 30분간 당화 과정을 거쳐 2차 살균(온도 75℃ 10분간 정체) 및 냉각(45℃로 내린다), 다시 서비스 탱크로 이송되어 포장작업에 들어간다.
영양종합식품(주)이 자랑하는 브랜드 '뜨레안'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포장은 8명의 아줌마들이 맡고있다.
6년째 근무했다는 권인순(48.여) 반장은 "하루 생산량은 고추장 17㎏ 기준 500통, 쌈장 14㎏ 기준 500통, 된장 14㎏ 기준 200통"이라고 알려준다.
현재 영양고추장은 전국의 대소형 매장에서 판매된다.
영양.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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