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병원파업 장기화..환자 불안감 급속 확산

노사 양보없는 대립, 기존 입장 되풀이

병원노조의 파업이 13

일 나흘째 이어지면서 파업 장기화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진료에 투입된 파업불참

자들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어 환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병원 노사는 12일 오후 서울 고려대의료원에서 교섭을 가졌지만 기존 입장을 재

확인하는데 그친 채 13일 새벽 협상을 중단한 뒤 이날 오후 실무 교섭을 재개했지만

양측간 입장차가 커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직까지 파업으로 인한 진료차질 등 별다른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지

만 주중 월요일에 환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점 등을 감안하면 14일부터 진료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외래환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월요일을 앞두고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직원

이 '1인 다역'을 하면서 피로가 점점 누적, 대기시간이 늘어나고 식사시간이 늦어지

는 등 환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으며 수술 일정도 늦춰지고 있다.

외래환자가 없는 휴일인 이날 파업에 참여한 병원들은 대체로 한가한 분위기였

지만 장기 입원환자와 보호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한 환자는 "노조의 요구도 이해할 수 있지만 로비에서 수

백명이 모여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것을 보면 환자로서 당장 불안하다"며 "제때 수술

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남대병원 등 광주.전남지역의 경우 대부분의 병원들은 일부 상경 투쟁을 벌이

고 있는 노조원을 제외한 대다수 조합원들이 정상적인 근무를 계속, 진료차질 등 별

다른 불편은 빚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파업 장기화로 인한 필수인력들의 노동강도 악화에 다른 피로 누적 등으

로 진료의 질 저하가 우려되고 있어 그에 따라 입원 환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남대병원 관계자는 "일부 조합원이 상경 투쟁에 나섰으나 이로 인한 업무공백

이나 수술 지연 등의 우려했던 부작용은 아직까지 없다"면서 "다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기존 인력의 노동강도가 높아져 진료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충남지역의 경우 11개 병원노조 가운데 현재 충남대병원 노조원 100여명과

천안단국대병원, 홍성의료원 등 6개 노조 노조원 550명이 상경투쟁을 벌이고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들이 27% 정도에 그쳐 아직까진 별다른 차질없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전체 노조원 200명 중 120명이 상경투쟁하고 있는 홍성의료원의 경우 평

소보다 진료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환자나 보호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으며, 다

른 병원들도 집회에 참석한 동료를 대신해 연장근무를 하는 직원들이 피곤함을 호소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편 사측이 이날 주 5일제에 대해 내부 조정안을 마련하는 등 실무교섭에 임하

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날 밤샘 협상에서 양측의 잠정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도 있

는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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