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묘동 '토담집'

'요리법은 어머니께 배웠고요. 맛은 양념할 때 특히 신경을 많이 쓰죠.'

동구 지묘동 팔공3차 보성타운 맞은 편에 있는 '토담집'. 주인 변태숙씨가 어릴 때부터 어머니 어깨 너머로 배운 솜씨로 내놓는 육회가 '맛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많은 단골이 자주 찾는 곳이다.

일정시간 숙성시킨 소 엉덩이 살을 종잇장처럼 얇게 저민 후 채를 썰 듯 잘게 칼집을 넣은 육회는 씹을 새도 없이 입안에서 사르르 넘어간다. 양념은 배와 토종마늘 즙, 참기름, 집 간장, 설탕, 꿀 등이 들어간다.

"양념을 다한 육회엔 꼭 중간 굵기의 미나리를 쑹덩쑹덩 썰어 같이 버무린 뒤 통깨를 뿌려 냅니다." 육회에 넣는 미나리가 너무 굵으면 양념한 고기와 잘 섞이지 않는다. 이 때문일까.

윤이 나는 쫄깃한 육회와 감칠 맛 나는 미나리의 상큼함이 자꾸 손이 가게 만든다.

"저희 집 단골손님들은 일부러 육회를 다 먹지 않고 접시 한 귀퉁이에 남겨 놓습니다."

입맛을 돌린 다음, 이어 나오는 전부 비빔밥에 남겨둔 육회를 얹어 먹기 위해서다. 맛난 육회의 맛을 조금이라도 더 즐기려는 한 단골의 미식재치를 보고 변씨도 이 방법을 손님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하게 됐다는 것.

놋그릇 속 하얀 밥 위에 소담스럽게 놓인 갖은 채소와 선홍빛 빛이 나는 육회를 비벼 먹은 비빔밥의 뒷맛은 그 만큼 깔끔하다. 마무리로 버섯을 많이 넣고 자작하게 끓인 집 된장찌개 한 숟가락이면 포만감이 밀려온다. "자라면서 요리하는 일이 늘 즐거웠다"는 주인 변씨가 직접 시골5일장에서 구입한 재료로 담근 밑반찬들과 후식인 감주 맛도 정갈하다. 육회 1인분 200g 1만5천원.

문의:053)981-7610

우문기기자 pody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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