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기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한상범)가
18일 육군 복무 중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허원근 일병의 의문사 사건이 타살인 것으
로 보인다며 국방부의 '자살' 의견을 재반박,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허 일병은 84년 4월2일 육군 제7사단 3연대 1대대 3중대 근무 중 좌.우 가슴과
머리 등 모두 3곳에 총을 맞고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군 헌병대는 "중대장 전령인 허 일병이 중대장의 가혹행위에 의한 군 복무
부적응으로 폐유류고 뒤에서 1시간여에 걸쳐 자신의 M16 소총으로 가슴과 머리를 차
례로 쏴 자살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1기 의문사위는 이를 뒤집고, 술에 취한 노모 중사가 자신의 M16 소총을
들고 난동을 부리다 오발, 허 일병을 숨지게 했으며 이를 자살 사고로 위장하기 위
해 폐유류고로 옮긴 뒤 총 2발을 더 쐈다는 조사결과를 내놨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자체 특별조사단을 구성, 법의학자 토론회 등을 거쳐 허 일
병이 자살했다는 반대 결론을 내리고 "의문사위가 허 일병 사건을 타살로 날조해 군
에 대한 불신을 불러 일으켰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2기 의문사위는 이날 "당시 발포된 총기가 허 일병의 총기라고 할 수 없
는 자료를 확보했으며 미국 내 법의학자, 총기사고 감식전문가, 검시관 등에게 자문
한 결과 허 일병의 시신이 애초 사고 장소에서 옮겨진 것으로 보여 타살 의혹이 짙
다"며 국방부의 결론을 재반박했다.
의문사위 조사 결과 당시 군 헌병대가 의뢰한 감정용 증거품 송부증과 육군과학
수사연구소(현 국방과학연구소)의 공문접수 발송대장에 있는 허 일병의 총번이 모두
수기(手記)로 수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의문사위는 "알 수 없는 이유로, 게다가 공문서를 수정할 경우 붉은 줄을 긋고
도장을 찍도록 돼 있는 규정과 절차를 무시한 채 총번이 수정된 것은 실제 감정의뢰
된 총기가 허 일병 총기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문사위는 또 "국방부 특조단이 발표한 자세대로 허 일병이 자살했다면 총에
피와 흙이 묻어 있어야 하는데 현장 사진에서는 전혀 발견되지 않는 점도 의문"이라
고 덧붙였다.
의문사위는 아울러 지난해 12월 미국의 검시관, 법의학자,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경찰 과학수사부 현장감식반에게 사망 현장 사진을 보여준 결과 "사진 속 현장에서
자살했다면 혈흔과 골편, 뇌 조직이 주변에 흩어져 있어야 하는데 전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미뤄 사체가 옮겨졌다고 추정할 수 있다"는 의견을 공통적으로 얻었다고 밝
혔다.
사진에서 골편이 발견되지 않는 점은 "사체 주변에 골편이 산재해 있다"는 당시
헌병대 수사기록 보고서와도 상치되는 대목이다.
의문사위는 "국방부에 1기 위원회의 조사 결과 일체를 공개했으나 국방부는 특
조단의 조사 자료 중 일부 주요 자료를 아직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국방부의 협조
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총기번호는 수사과정상 실수 탓에 중간에 잘못 기록된 것
으로, 사건 발생 최초 속보에 보고된 총번과 실제 총기의 총번은 일치하고 있다"며
"실수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또 사진속 사체 주변에 혈흔과 골편 등이 없는 점에 대해선 "당시 영하 5도의
날씨라 허 일병이 옷을 몇 겹 껴입고 있었는데 몸통에서 나온 피는 모두 옷에 흡수
돼 밖으로 흐르지 않았고 머리에 총을 쐈을 땐 이미 실혈(失血)로 주변에 피가 고이
지 않은 듯하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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