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한 학기 강의를 종강하고 연구실에 리포트를 제출하러 온 독일과 네덜란드 학생들과 담소하던 중에 그들에게 대구의 첫 인상을 물어 본 적이 있다.
"한국에 오기 전에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열려 있지 않다"고 말하면서 "도시의 규모에 비해서 거리에 외국인이 많이 보이지 않고, 사람들은 영어로 말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한마디로 지역의 보수성과 열리지 못한 시민의식을 엿보인 느낌이다.
최근 서울과 부산을 비롯한 많은 도시들이 새로운 슬로건을 제시하고 도시 CI(corporate identity)와 지역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울은 "하이 서울(Hi, Seoul)", 부산은 "역동적인 도시 부산" (Dynamic Busan) 등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이미 CI 작업을 마쳤다.
세계적으로도, 뉴욕은 "I ♡ New York" 일본 동경은 "Yes, Tokyo" 등의 슬로건을 내걸어 도시의 이미지를 가꾸고 시민의 긍정적 시너지를 불러일으키며 지역 발전을 꾀하고 있다.
대구광역시에서도 최근 전문 업체를 선정하여 대구광역시의 슬로건을 개발하고 CI 작업에 착수하였다.
늦어도 8~9월이면 멋진 슬로건과 아름답고 매력 넘치는 대구의 CI가 선보일 것이라 기대해 본다.
마케팅은 크게 대별하여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 예를 들어 기업체등에 적용하는 '영리마케팅'과, 비영리조직이 수행하는 '비영리마케팅'으로 나눌 수 있다.
특히 비영리 마케팅 중에도 사회적 이슈에 관한 마케팅을 '사회 마케팅'이라고 한다.
예컨대, 출산장려, 헌혈운동, 에너지 절약 캠페인, 환경보호운동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최근 이러한 비영리 마케팅의 영역은 더욱 넓어져서, 도시와 지역에 대한 마케팅(place marketing)의 필요성이 깊이 인식되고 그 가치도 매우 높이 평가되고 있다.
고속철도가 개통되고 시민의 생활양식이 급변하는 등 격변기에 대응하여, 대구광역시에서도 침체된 경제를 회생시키고 시민의 가슴을 활짝 펴줄 혁신적인 도시발전 전략과 비전을 제시할 때가 되었음을 인식하게 된다.
상표(brand)는 "경쟁자나 다른 상품과 서비스로부터 차별화시키기 위하여 쓰이는 이름, 또는 심볼(예를 들면, 로고, 등록상표, 포장 디자인 등)의 조합"이라고 정의돼 있다.
상표는 소비자나 이용고객에게 상품의 원천을 알리고, 유사한 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경쟁자로부터, 고객이나 제조업자를 보호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상표(brand)는 소비자나 제조업자 모두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으므로 요즈음은 상표자산 (brand equity)으로 인식된다.
상표자산은 다섯 가지로 분류되고 있다.
그 첫째는 상표충성도(brand loyalty)로 상표자산의 핵심을 이룬다.
특히 상표충성도가 높으면, 마케팅 비용을 감소시키고, 거래를 활성화시킨다.
또한, 신규 고객을 유인하는 효과가 높으며, 경쟁자의 위협적 도전에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다양성이 높아지는 등, 그 전략적인 가치가 높다.
둘째는 상표인지(name awareness)로, 소비자들이 쉽게 인지하여 타 상품과 구별될 뿐만 아니라 쉽게 기억될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도 선호된다.
셋째, 인지된 상품의 질(perceived quality)이 차별화되고 그 가치가 높아져서 상품의 높은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
넷째, 타 상표에 연상되어 관련정보를 쉽게 기억시키고, 차별화시켜 구매의욕을 자극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다른 상표에 이전시킬 수 있다.
끝으로, 특허 등의 법률에 의한 보호가 가능하게 된다.
대구시도 이와 같은 상표가 가지는 가치를 충분히 살릴 수 있는 도시 CI를 개발해 열린도시, 역동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도시로 알려졌으면 한다.
도시 CI작업은 도시 브랜드를 알릴 도시마케팅의 가장 기본적인 작업이기 때문이다.
조봉진(한국창업보육협회 회장.계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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