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안심하고 못 살겠다"

시뻘건 중금속 폐수, 신천으로 '콸콸'

지난 75년 문을 닫은 달성광산(대구시 달성군 가창면)에서 나오는 폐수가 카드뮴과 아연 등 중금속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데도 제대로 정화되지않은채 신천으로 마구 유입돼 신천의 오염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오후 기자가 찾은 달성군 항원리 마을 뒷편의 비슬산 자락.

이곳에서는 달성군이 지난 98년 설치한 광산 폐수의 자연 정화시설이 제대로 기능을 못하고 시뻘건 폐수가 정화시설 옆 하수관거를 통해 인근 하천으로 바로 흘러들어가고 있었다.

또 정화시설에 담겨있던 폐수가 최근의 폭우때 흘러넘친듯 폐수의 녹물이 정화시설 옆 도로를 벌겋게 물들였고, 폐수가 흐르는 정화시설의 PVC 파이프 일부는 아예 부서진채 방치되어 있었다.

이 곳의 정화시설은 지난 75년 폐광된 달성광산에서 배출되는 폐수를 처리하기위해 달성군이 지난 98년 8억5천여만원을 들여 설치한 것. 중금속이 다량 함유된채 갱에서 나오는 폐수에서 철.구리는 99%, 카드뮴 97%, 아연 98%, 황산염은 71%까지 여과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대구 보건환경연구원이 여과 처리된 폐수의 수질을 최근 측정한 결과 여과율이 카드뮴 0.1mg/ℓ로 53%, 구리는 2.62mg/ℓ로 70%, 철은 44.36mg/ℓ로 59%에 불과했으며 황산염(So4)은 2천43mg/로 여과 처리전보다 오히려 21% 더 많이 함유돼 있었다.

지난 2001년 12월의 수질 조사때는 여과율이 철(Fe) 2.57mg/ℓ로 65%, 구리(Cu) 1.16mg/ℓ로 83%, 카드뮴(Cd)이 0.05mg/ℓ로 80%였던 것과 비교하면 지금은 정화 기능을 거의 상실한 형편이다.

폐광산의 또다른 문제는 방류수가 신천으로 그대로 흘러들어간다는 점.

김영규 경북대 교수(지질학과)는 지질학회지에 실은 '달성 폐광산의 갱내 유출수'에 관한 논문에서 "정화시설 내부에 침전물이 계속 쌓이면서 정화가 거의 되지 않고 있다"며 "달성광산의 폐수가 상원리를 통과해 신천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주변 토양, 하천, 지하수 오염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달성군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폐수 처리율이 떨어지고 있으며, 이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시설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는데 원인이 있는 것 같다"며 "국비를 확보해 광산 폐수 정화시설에 대한 보수작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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